가을, 걷기 좋은 길
가을, 걷기 좋은 길
  • 이정실 / 여성신문 사진기자
  • 승인 2014.09.18 20:11
  • 수정 2018-01-22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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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나는 나만의 가을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위치한 한양도성길 낙산코스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위치한 한양도성길 낙산코스

여름 내 푸르렀던 나뭇잎들이 색을 갈아입는 가을에 들어섰다. 시끌벅적했던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를 지나며 지친 심신에 휴식이 필요한 때다. 이럴 때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처럼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소박하고 아름다운 길들이 있다. 믿음직한 두 다리와 느긋한 마음을 챙겨 그 길 위에 올라 서 보자.

먼저 가장 가까운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양도성길’을 걸어 보자. 4대문과 4소문으로 둘러진 한양도성길은 백악, 낙산, 남산, 인왕산, 흥인지문, 숭례문 구간 등 6구간으로 나눠어 있다. 고층빌딩들이 즐비한 삭막한 서울인 줄만 알았는데 성곽을 따라 걸으며 내려다보는 서울 도심은 의외로 아기자기하고 사람 냄새가 난다. 아울러 곳곳에서 소실된 역사의 아픈 흔적들을 만나다 보면 발을 딛고 있는 이 길이 좀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각 구간이 2~3km 안팎으로 거리는 비슷하나 걷기의 난이도는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교통편과 코스를 사전에 조사해 보고 가는 것이 좋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난지천공원의 메타세풔이아길
서울 마포구 상암동 난지천공원의 메타세풔이아길

드라마에서 자주 보는 담양 메타세쿼이아길의 운치를 서울에서도 느낄 수 있다. 상암동 하늘공원 계단에서 난지순환길을 따라 걸어가면 흙길이 시작되는 곳부터 약 900m의 ‘메타세쿼이아길’이 이어진다. 월드컵공원역에서 가깝고 인근에 월드컵경기장, 평화의 공원 등이 위치해 있어 주말이면 가족,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바로 옆 강변북로에서 자동차들이 무서운 굉음을 내며 내달려 불안할 것 같지만 신기하게도 길을 걷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1km 남짓의 짧은 거리가 아쉽다면 길 끝에서 연결되는 난지순환길을 이어 걷거나 ‘희망의 숲길’을 지나 하늘공원에 올라가 볼 수도 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국립산림과학원 내에 위치한 홍릉수목원 길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국립산림과학원 내에 위치한 홍릉수목원 길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국립산림과학원 내 홍릉수목원에 낙상홍이 열매를 맺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국립산림과학원 내 홍릉수목원에 낙상홍이 열매를 맺었다.

명성황후 능터에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인 ‘홍릉수목원’은 국립산림과학원 내에 위치해 있으며 국내‧외 2035종의 식물 20여만 개체를 식재하고 있다. 2km 산책로에 전시된 나무와 식물마다 명칭과 특징이 표기되어 있어 아이들의 자연학습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큰 길 외에 숲 속 곳곳에 아기자기한 작은 길들이 있어 새소리를 들으며 혼자만의 사색의 시간을 갖기에도 좋다. 홍릉수목원은 주말에만 일반관람이 가능하며 무료이다.

 

두물머리길 2코스인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옛 양수대교
두물머리길 2코스인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옛 양수대교

 

두물머리길 2코스 중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의 다산길
두물머리길 2코스 중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의 다산길

서울에서 벗어나 경춘선을 타고 양수역에 내리면 ‘두물머리길’이 시작된다. 북한강과 남한강의 두 줄기가 만난다는 두물머리길은 세 코스로 나뉜다. 세미원과 양수리 주변 수변공간 7km를 순환하는 1코스는 수상식물들을 둘러보는 생태탐방코스며 남양주시 팔당역까지 이어지는 2코스는 도보와 자전거 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북한강 바람을 맞으며 옛 양수대교 위를 지나 이제는 흔적만 남은 경춘선로를 따라 걷다보면 능내역과 다산 정약용이 여생을 마쳤다는 다산유적지를 지나치게 되고 이어 팔당호를 만나게 된다. 28km의 다소 긴 거리가 부담될 수도 있지만 길 곳곳에 ‘다산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지친 다리를 쉬며 고요한 호수와 조용한 농촌마을의 정취를 감상하다 보면 다산이 말년을 이곳에서 보낸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하게 된다. 3코스는 옛 팔당역에서 구리한강시민공원까지 강변길을 따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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