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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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하지 않고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요즘, 우리에게 가장 큰 고민은 어디를 가도 넘쳐나는 그 많은 상품들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사실 하나의 상품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고로움이 있어야 한다. 먼저 상품의 상표나 디자인을 고려해야 하고 크기나 색깔도 살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유통점마다 판매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곳에서 제품을 구입할지도 생각해야 하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할인 방법이 있으니 어떠한 방법으로 구입할지도 알아보아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것들을 고려하느라 사람들은 쇼핑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더 나은 선택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노력이 힘들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품 가격만을 비교해서 더 낮은 가격으로 구입하려고 한다.  

사실 어떻게 하면 더 낮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지 인터넷, 소셜미디어, 앱 등에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어서 쉽게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그동안 소비자들이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갖가지 절약 방법들을 알려주면서 현명한 소비, 알뜰한 소비를 강요하고 있다. ‘누벨 옵세르바퇴르>’의 한 경제동향 전문가는 ‘오늘날의 관건은 지혜롭게 소비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를 설득한다. 이처럼 자신의 경제적인 이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 합리적인 소비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요구하는 ‘지혜롭게 소비하는 것’이 과연 우리를 행복하게 할까?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관심과는 전혀 다른 생각과 태도를 갖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제품의 가격이나 상표나 디자인과 같은 외적으로 나타나는 제품의 속성보다는 그 제품을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또는 누가 판매하는지와 같은 제품의 생산 과정이나 유통 과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얼마 전에 소비자에 대한 연구를 위해 들른 생활협동조합에서 만난 생협 조합원들이 바로 그러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제품을 소비할 때 누가 만들었는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등과 같은 제품의 생산에 관심을 가진다. 제품의 겉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보이지 않는 것들에 관심을 가지며 제품을 구입할 때도 항상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으니, 그들의 소비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이들의 생각이 우리들 보통 사람들과 그렇게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소비를 하면서 갖는 이러한 생각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 것일까? 생협 조합원들은 소비를 할 때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좀 더 건강해지도록 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나와 이웃과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로서 나만 싸게 물건을 사서 잘사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도 적절한 가격을 받고 유기농업을 건강을 유지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믿고 거래하도록 하는 등 소비자로서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구입한 생산자에 대한 배려를 깊이 인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유기농 식품을 먹는다고 할 때 소비자인 자기만을 위해서 그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가 농약을 치지 않으므로 생산자도 건강하게 하기 때문에 중요하고 그래서 유기농 식품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소비에 대한 중요한 관점의 변화란 말인가. 오늘 내가 하는 소비를 하면서 소비를 통해 이익을 얻게 되는 나만이 아니라 누군가를 함께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 바로 그것이 소비에 있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으로 소비를 할 때 비로서 우리는 소비를 통한 행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소비를 할 때 나만이 아닌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소비를 해보자.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게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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