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 중구 경향아트힐 앞에서 우크라이나인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3월 서울 중구 경향아트힐 앞에서 우크라이나인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러시아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는 강도 높은 경제 제재에 합의했다고 로이터, AFP 등 해외 통신들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EU는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자국 기업들의 피해를 우려해 직접적인 경제 제재를 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달 298명의 탑승객이 전원 사망한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알려지자 처음으로 경제 제재를 결의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 대외무역은행(VTB), 모스크바은행, 러시아농업은행 등 러시아 국유은행 3곳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금융 거래를 중단시킨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영조선사(USC)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

EU 28개 회원국 대표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금융·방위·에너지 등 러시아 경제 주요 부문에 대한 경제 제재안에 합의했다. EU는 유럽 자본시장 접근 제한, 무기 수출 제한, 군수물자 전용 가능 품목 수출 제한, 에너지 등 민감한 기술 수출 제한에 대해 결의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4명을 포함 러시아인 8명에 대해 자산 동결과 여행 금지 등의 제재를 부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미국과 EU는 러시아가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격추한 것으로 의심되는 친러시아 반군에 무기 공급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진정시킬 것을 요구해 왔다.

28일 미국과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서방 5개국 정상은 비디오 컨퍼런스를 통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번 요청했음에도 구체적 조처를 하지 않았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도 제대로 통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U 전문매체인 'EU 옵서버'는 이번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올해 230억 유로(약 31조6천500억원), 내년 750억 유로(약 103조2천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와 내년 러시아 전체 GDP의 각각 1.5%, 4.8%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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