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군부가 계엄령을 선언한 지 이틀 만에 쿠데타를 선언했다. 지난 1932년 입헌군주제 도입 이후 19번째, 2006년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실각 이후 8년만의 쿠데타다.
프라윳 찬 오차 육군참모총장은 22일 태국 공영방송을 통해 “정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회의가 실패로 돌아갔다” 며 “신속하게 국가의 평화를 회복하고 정치 개혁을 하기 위해 육군 해군 공군 경찰이 권력을 장악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프라윳 총장은 계엄령을 선포하며 “계엄령은 새벽 치안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며 쿠데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친정부 시위대, 반정부 시위대 등 각 정파의 대표들이 정국 위기 타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담을 시작한 지 이틀만에 쿠데타로 돌변하고 말았다.
니와툼롱 분송파이산 과도총리 대행은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정부 대표로 참석했던 각료 4명이 군에 의해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는 헌정 중지,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통금, 5인 이상 집회 금지, 군에 대한 내각 보고, 반정부 및 친정부 시위대 해산 등을 지켜야한다고 공표했다.
또 군의 명령에 따라 방콕 시내에서 시위를 벌이던 반정부 시위대와 방콕 외곽에서 시위를 하던 친정부 시위대는 강제 해산했다. 군인들은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공포탄을 쏘았으며, 일부 시위 지도자를 연행했다.
태국 정부는 2013년 말 탁신 전 총리의 귀국을 위해 포괄적 사면을 추진하다 반정부 시위가 격해져 몸살을 앓아왔다. 지난 7일 헌법재판소는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총리를 직권 남용으로 판결해 해임했다.
반 탁신 세력과 찬 탁신 세력간의 골이 나날이 깊어지는 가운데 군부 쿠데타까지 일어나면서 태국은 또 한 차례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