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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의 동키호테 동상. 스페인의 명물 그라나다의

플라맹고춤

유럽대륙에서 서남쪽으로 튀어나온 이베리아 반도를 대부분 차지하는

스페인은 유럽대륙에 속해 있으면서도 북쪽으로는 험준한 피레네산맥

이 유럽본토와의 맥을 끊어 놓고 있으며 남쪽으로는 지브랄타 해협을

사이에 두고 북아프리카와 코끝을 맞대고 있어서 다른 유럽지역과는

매우 다른 독특한 문화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내륙에는 10여개의 산맥으로 얽혀있으며 해안은 양 대양인 대서양과

지중해에 걸쳐 펼쳐져 있다. 이러한 지리적 특징은 예로부터 각 지역

간의 교류에 장벽을 가져 왔으며 각 지방은 중앙권력과의 결속보다는

바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어서 지금도 강한 지역주의를 나타내고 있

다. 지금은 17개의 자치주로 구성되어 있지만 북쪽의 바스크지방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세력이 있어 이들의 테러활동은 스페인사

회에 불안을 일으키기도 하며,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카탈로니아지

방과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하는 라만차지방의 대립은 우리나라의 영호

남 지역감정에 비길 정도로 심하다고 한다. 강렬한 태양을 자랑하는

남쪽의 안달루시아지방은 한때 북아프리카로부터 넘어온 무어족이 지

배하였던 곳으로 5백년이 지난 지금도 이슬람문화가 강렬하게 남아 있

다. 스페인 남단의 돌산에 불과한 지브랄타는 스페인 땅에 붙어 있으

면서도 영국의 자치령으로 또 다른 세계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한

나라안에서도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점이 바로 스페인여행의 매

력이라 할 수 있다.

지리적 특성으로 강한 지역주의, 다양한 문화전통

카탈로니아지방의 중심인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에서도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표준스페인어인 카스티야어외에 그들 고유의 카

탈로니아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카탈로니아 사람의 문화적 전

통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며 이는 사르다나 춤에서 잘 나타난다.

바르셀로나의 대성당앞에는 매주 일요일 정오만 되면 수많은 시민들

이 모여들어 5-30명 단위로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취주악연주에 맞

추어 스텝을 밟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이 춤은 민족혈통의 결속을

확인하는 의식과 같은 것으로 카탈로니아지방에서는 일요일 낮에 성

당앞 공터에 모여든 주민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에서의 명물은 단연코 유명한 건축가인 안토니오 가우디의

작품들이다. 1882년에 짓기 시작하여 아직도 미완성인 사그라다 파밀

리아성당을 비롯하여 카사밀와 카사바트요는 바르셀로나의 명물로 남

아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짓기 시작한지 1백년이 넘었지만 아직

도 외관만 완성 되었을 뿐 오히려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처럼 미

완성 성당으로서의 명성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였

다. 카탈로니아지방에서 빼놓아서는 안될 곳으로는 몽세라의 베네딕

트수도원이 있다. 몽세라의 기암절벽으로 된 산중턱에 세워진 이 수

도원은 8백년전에 세워진 것으로 주변의 뛰어난 경관과 함께 수도원에

있는 에스꼴라냐합창단으로 유명한 곳이다. 수도원의 성당에서는 매일

1시에 이 합창단의 연주를 들을 수 있으며 매주 일요일 정오에는 모

여든 카탈로니아 사람들이 사르다나 춤을 춘다. 바르셀로나의 에스파

냐 광장의 지하역에서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는 MANRESA행 기차

를 타면 AERI DE MONTSERRAT 역까지는 약1시간 걸리며 바로

산중턱으 오르는 케이블카가 대기하고 있다. 에스파냐광장 지하역에

서는 기차와 케이블카 왕복승차권을 함께 판매한다.

1백년 이상 건축중인 성당,기암절벽의 수도원

카스티야-라만차 지방은 스페인의 심장부로 스페인의 교통, 정치의

중심지이다. 수도인 마드리드도 이 지역에 속하며 유명한 동키호테를

배출한 곳이기도 한다.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수도로서 스페인의 다른

도시에 비해서는 현대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도시이다. 그러나 유럽의

어느 도시 못지않게 도시 곳곳에 들어서 있는 건물들은 그 자체가 예

술품으로서 품위를 자랑하고 있다. 카스티야-라만차지방의 역사적 유

물은 오히려 세고비야나 툴레도등의 고도에서 엿볼 수 있다. 그중 세

고비야에 있는 로마의 수도교가 유명하다.

스페인여행의 백미는 유럽에 속하면서 전혀 유럽적이지 않은 문화를

간직한 안달루시아지방에서 느낄 수 있다. 스페인은 711년경에 북아

프리카에서 넘어온 이슬람세력이 서고트족을 물리치고 북부산악지방

을 제외한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한이래 약8세기동안 스페인을 지배하

였다. 1492년 스페인의 마지막 이슬람세력이 그라나다에서 물러난지 5

백년이 지난 지금에도 안달루시아지방의 이슬람색채는 변색되지 않은

채로 빛나고 있다. 안달루시아란 이름도 “알-안달루스”(서쪽의 나

라)라는 아랍어에서 따온 것이다. 마드리드에서 기차를 타고 내려가

서 안달루시아 지방의 교통요지인 보바디야 역에 내려서 아라베스크양

식의 타일로 장식된 역 건물을 보면 불과 몇시간만에 새로운 세계에

들어왔음을 느끼게 된다.

안달루시아지방의 핵심은 세비야와 그라나다이다. 그라나다의 알함브

라궁전은 최고의 수식어로 찬사를 받고 있는 가장 위대한 이슬람 건축

예술의 정수로 꼽힌다. 아랍어로 붉은색을 뜻하는 알함브라궁전은 대

부분 적갈색의 벽돌로 지어져 있다. 여름별장용으로 지어진 헤네랄리

페의 정원은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세비야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

견한 이래 무역항으로 번창한 곳으로 플라멩코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플라멩코는 사실 집시들의 춤으로 스페인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만

중세에 집시들이 안달루시아지방으로 이주한 이래 현실적으로는 스페

인의 명물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라나다와 세비야에는 유명한 플라

멩코공연장이 많다. 스페인에서 지중해와 접한 코스타델솔(태양의 바

닷가)지역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휴양지다. 알헤히라스에서 말라가에

이르는 해변에 널려있는 하얀집들은 한폭의 그림과 같다.

스페인의 남단은 바로 북아프리카와 맞대고 있다. 대서양에서 지중해

로 들어서는 길목에 있는 지브랄타는 스페인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지브랄타는 길이 5㎞, 폭 1㎞의 돌산에 불과하지만 영국의 속

령이다. 지브랄타는 알헤히라스에서 약 10㎞ 떨어진 라리네아와 국

경을 맞대고 있다. 지브랄타로 들어가는 길은 특이하다. 국경을 통과하

면 바로 앞에 커다란 활주로가 옆으로 펼쳐져 있다. 활주로에는 기찻

길의 건널목처럼 차단기와 신호등이 있어서 항공기가 이착륙 할 때에

는 통행을 제한한다. 지브랄타 시내는 걸어서 다녀도 충분하지만

택시를 이용하면 3시간 정도에 섬을 돌아볼 수 있다.

지브랄타의 돌산 중턱에 있는 성미카엘동굴은 석순과 종유석으로 유

명하며 그 안에서는 각종 공연장도 있다. 지브랄타에서는 날씨가 좋으

면 지브랄타해협을 건너 북아프리카땅도 보인다. 지브랄타로 들어 갈

때에는 반드시 라리네아에서 걸어서 들어가도록 한다. 렌트카등을

이용할 경우 국경 통과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되며 미로와 같은 좁

은 길을 직접 운전하고 다니는 것은 무리다.

지브랄타 옆의 알헤히라스는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로 가는 길목이다.

보통 여객선으로 2시간이면 아프리카 땅을 밟아 볼 수 있으며 알헤히

라스와 모로코의 탕헤르 사이에는 하루에 6-8차례 배편이 있어서 당

일에도 다녀 올 수 있다. 쾌속선은 약1시간 걸리지만 요동이 심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모로코의 탕헤르에서는 또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이슬람문화의 흔적이 남아있는 안달루시아와 현존하는 이슬람문화권인

모로코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스페인만 여행할 땐 스페인플렉시패스를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유럽의 대도시를 통하여 서울과 연결되며

대한항공이 주2편 암스테르담을 경유하여 왕복한다. 유럽항공사들을

이용하게 되면 입국은 바르셀로나에서, 출국은 마드리드를 통하여 하

는 것이 편하다. 파리나 제네바에서는 야간열차가 매일 연결되므로 제

네바의 몽블랑을 구경하고 야간열차를 타고 바르셀로나로 갈 수 있

다. 스페인국내 여행에는 기차와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마드리드

에서 바르셀로나로 연결되는 특급열차, 마드리드와 세비야를 연결하는

초특급 아베(AVE)열차는 매우 편리하다. 아베의 평균속도는 2백

50㎞를 넘어 프랑스의 테제베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차다. 안

달루시아지방의 여행에는 버스가 편하다. 세비야와 그라나다, 알헤히라

스는 모두 보바디야역을 중심으로 기차가 하루 3편정도 연결이 되지만

버스는 자주 있는 편이다.

스페인만 여행할 경우 유레일패스보다는 스페인플렉시패스(5일, 1등

석 $260)가 싸며, 탈고나 아베등의 초특급열차엔 정상요금의 15%만

추가된다. 스페인의 초특급열차는 반드시 사전예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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