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안산 화랑유원지에 문을 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국화꽃을 들고 조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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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안산 화랑유원지에 문을 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국화꽃을 들고 조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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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세월호 참사로 한국이라는 나라가 거대한 장례식장이 돼 버렸다. 90년대에 종종 읽던 브레히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 되살아오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운이 좋아서 나는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런데 지난밤 꿈에 그들이 하는 소리를 들었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나 자신이 미워졌다.

살아남아 있다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운 시간, 이런 시대를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렇게 깊은 고통 속에서 주말을 보내다가 우연히 “세월호 구조 비용 ‘청해진 일가’가 모두 물어내게 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보게 됐다. 4월 26일자, 조선일보 사설이다. 간결하게 정리하면 세월호의 선주였던 청해진 일가의 숨겨진 돈을 전부 찾아내서 그걸로 세월호에 대한 구조 비용을 충당하자는 얘기다. 브레히트 시의 마지막 구절에 비유하자면, ‘그러자 나는 나 자신이 자랑스러워졌다’라는 어감의 글이다. 이 와중에도 국가의 책임을 최대한 피해가고, 모든 악업을 ‘청해진 일가’에 전가하자는 얘기다.

국가란 무엇인가? ‘만인의 대한 만인의 전쟁’을 종식시킨 국가의 탄생, 홉스의 눈으로 본다면 우리끼리 맺은 사회계약이 소위 근대국가의 출발점이다. 그냥 자연 상태라면 우리의 일상의 서로에 대한 전쟁과 같을 것이므로, 그 전쟁을 멈추기 위해 만든 것이 국가라는 것이다. 사회계약론이라는 고전적 국가이론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스웨덴에서 복지국가를 만들면서 사용된 표현이다. 어쨌든 인간이라는 존재가 태어나게 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굉장히 적극적 국가관이다. 물론 국가가 너무 다 해준다고 하면, 개인의 자유와 충돌하는 지점이 생겨나게 된다.

이와 반대로 국가를 가장 소극적으로 해석한 사람으로는 로버트 노직을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무정부, 국가, 유토피아’ 등에서 노직은 경찰국가로 국가의 역할을 이해했다. 우리 식으로 얘기하면 국가는 돈 내고 고용하는 사설 경비업체인 세콤 같은 것이다. 그런 회사 중에서는 국가라는 회사가 가장 막강한 군대와 질 좋은 서비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돈을 주고 경비를 맡기는 것이다. 그런 국가가 이래라저래라, 그렇게 간섭하면 월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게 최소 국가론이다.

그렇다면 조선일보의 국가론은? 길 가다 보는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라는 광고지의 속칭 해결사 같은 것이다, 그런 얘기를 하는 중 아닌가? 그야말로 ‘해결사 국가론’이라고 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국가가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얘기를 하면서, 문득 한국에서 국가란 과연 무엇인가, 그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 셈이다. 내가 아는 국가론에 이 정도로 국가가 떼인 돈 받는 정도만 하겠다는 정도의 주장은 없었다. 대통령에게 아무 책임 없다는 얘기를 하려다 보니, 학술적으로 그리고 이론적으로 너무 나갔다. 정말로 한국의 보수들에게 국가는 해결사 정도인가? 그게 진짜 진심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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