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농민, AI로 닭 출하 안돼 제초제로 음독 자살

한 축산농민이 6일 조류인풀루엔자(AI) 병역으로 자신이 기르던 토종닭을 출하하지 못해 제초제를 먹고 비관 자살했다. 

전북 김제경찰서에 따르면, 전북 김제시 금구면에서 토종닭을 기르던 봉모씨(53)씨는 이날 오전 5시께 AI로 닭 출하가 계속해서 미뤄지자 제초제를 마시고 자살했다. 

경찰 조사결과 봉씨는 김제에서 토종닭 3만5000여 마리를 길렀으나 AI 발생 후 출하와 병아리를 새로 들이지 못해 고민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토종닭의 경우 보통 입식을 한 뒤 60여 일이 지나면 출하해야 하지만 봉씨의 닭 중 일부는 100일이 넘긴 것도 있어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보인다. 

봉씨는 음독자살 전 서울에 사는 조카에게 전화를 걸어 "할머니를 잘 부탁하다"고 말했다. 조카는 전화를 끊자마자 봉씨의 누나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누나와 매형이 봉씨 집으로 갔으나 이미 제초제를 마신 뒤였다. 봉씨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봉씨의 형(55)은 "동생이 ‘며칠 전에도 토종닭을 제때 출하하지 못해 망하게 생겼다’며 처지를 비관하는 말을 했다"며 "재래시장에서도 생닭 거래가 금지되는 바람에 동생이 오랫동안 닭을 내다 팔지 못했다"고 말했다. 

봉씨는 어머니와 단 둘이 생활하고 있었으며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