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스리랑카 방문단 동행 취재기

스리랑카 언어인 신할리즈어로 교전이 출판되어 종교계의 관심을 끌

었던 원불교 강남교당의 스리랑카 방문단이 7월10일부터 17일까지의

7박8일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원불교 교전의 출판기념회는 7월 11일 콜롬보시 마하웰리 캔다라야

사원에서 스리랑카의 주요 인사와 불교계 지도자와 원불교 강남교당

박청수 교무를 단장으로 하는 18명의 방문단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

게 열렸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스리랑카 측에서 국회의원, 교수,

장성급 군인, 교통부 차관이 참석해 원불교로부터 '대승불교'의 장점

을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힘으로서 스리랑카 내부에서 원불교에 대

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는 2년전 마카다와라 아난다 승려가 [원

불교와 여성]이라는 제목으로 원불교의 개론서를 출간한 성과로 해석

된다. 아난다 승려는 이번에 원불교 교전을 번역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소승불교의 종주국인 스리랑카에서는 대승불교의 교전이 번역된 것

이 없으며 이번 원불교 교전의 번역이 최초의 것으로 스리랑카 불교

계의 큰 변화라는 의미를 지닌다. 정신적 수양을 중시하는 소승불교

전통 속에서 물질적 발전의 가능성을 고민해온 스리랑카 불교계에서

는 원불교의 ‘영육쌍전(정신과 물질이 조화롭게 발전해야 한다는

뜻)’개념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대승불교 국가들의 경제적 번영을

선망하면서 소승불교의 변화를 도모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오픈카 행진

원불교 방문단은 스리랑카의 유서깊은 와따라마 사원 보수을 지원하

여 7월 12일 봉불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보수 일정이 늦어서 봉불

식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웅전 입구에는 '한국 원불교의 박청수

교무와 교도인 이기수 이은숙 씨의 지원으로 와따라마 사원이 보수

되었다.'는 내용을 새긴 동판이 걸려 있었다.

와따라마 사원이 있는 캔디 지역에서는 작년에 이어 7월 12일을 ‘

마더 박청수’ 방문기념일로 부르고 대대적인 환영축제를 벌였다. 와

따라마 사원 근처에는 '박청수 어린이 집'이 개원되었다. 이 어린이

집에서 부터 와따라마 사원까지 꽤 긴거리는 환영인파와 환영 퍼레이

드로 메어졌다. 방문단에게 꽃 목걸이와 꽃쟁반을 선사했으며 민속무

용단, 기악대, 합창대, 소년 소녀 행렬이 줄을 이으며 ‘마더 박청수

’를 환호했다. 성장을 한 코끼리도 한몫, 12마리 이상의 거대한 코

끼리들이 축하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꽃과 태극기가 꽂힌 오픈카가

준비되어 박 교무와 기증자를 태우고 카퍼레이드를 벌이기도 했다.

 

타밀반군과의 내전이 한창인 아누라다푸라 지역의 미리사웨티야 라

사미하 사원에서는 13일 난민 아동들을 위한 자선이 있었다. 이는 예

정된 행사는 아니었다. ‘코리아의 마더 박청수가 방문했다'는 소식

이 전해지자 그 지역 일대에서 선물을 받기 위해 난민들이 사원으로

몰려들었다. 콜롬보 이북 지역에서는 타밀반군의 야밤 테러가 자행됐

으며 테러에 대한 공포로 사람들의 마음은 얼어붙어 있는 상태였다.

 

^난민아동 구호

타밀반군을 피해서 긴급 피난을 온 난민들은 사찰로 몰려들어 구호

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작년에 콜롬보에서 문을 연 '박청수 자

선센터'를 통해 구호를 받은 바 있는 난민들에게는 '코리아의 마더

박청수'는 대단한 존재였다. 박교무 일행은 한국서 가지고간 옷과

볼펜, 1달러 지폐, 사탕을 담은 선물 꾸러미를 70명 난민 어린이들에

게 선사했으며 이들을 보호하고 있는 사원에 2천불을 지원했다.

 

방문단의 마지막 일정은 마갈로고다의 자선센터 개소식 참석이었다.

콜롬보의 박청수 자선센터의 지부가 마갈로고다 비엔고다 시티 푸라

나 사원내에 설치된 것이다. 이 개소식에는 지역 일대의 주요인사와

불교계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원불교 방문단 전원은 무대의 귀

빈석에 앉았다. 10세 가량의 어린 소녀가 환영사에서 ‘원불교는 소

태산 박중빈 대종사에 의해 1916년 창설되었으며...’로 시작되는 원

불교 역사를 줄줄이 꿰자 원불교 방문단은 감격했다. 특히 이 사원의

한 금당에서는 원불교 성화 전시회가 열려 대종사와 박교무의 초상화

를 비롯한 성화가 걸려있었고, 영광에 있는 대종사 대각비에 쓰여져

있다는 ‘만고일월(진리가 해와 달과 같이 변함이 없다는 뜻)’이 붓

글씨체를 그대로 흉내내 걸려 있자 원불교 교도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다.

 

원불교 교도들은 “한국에서도 잘 모르는 원불교를 스리랑카 사람들

이 이렇듯 정확하게 알고 있다니 불가사량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곳에서의 환영축제는 캔디에서 보다 더욱 거대하고 요란했다. 8

천명의 군중이 모였고 2백 50명의 어린이들이 축하퍼레이드를 위해

연습했다는 말이 전해졌다. 고막을 찢을 듯한 화약의 폭음과 연기가

온 동네를 뒤덮었다. ‘마더 박청수’의 이름과 사진을 담은 포스터

와 깃발이 곳곳에서 나부꼈고 수백대의 자전거는 꽃나무와 풍선으로

치장한 채, 거리를 질주, 오색 꽃으로 뒤덮인 길고 긴 강을 보는 듯

한 장관을 이루었다. 오토바이 부대와 수많은 자동차들이 축하 퍼레

이드를 호위했다.

박청수 교무는 자선센터 기금으로 6만불을 기탁했고 빠른 시일내에

다시 10만불의 지원을 약속하였다. 이밖에 방문단은 의류 6천7백80점

과 볼펜 1천개, 완구 및 학용품을 전달했다.

 

^모성으로 국위선양

스리랑카에서 ‘마더 박청수’는 고결한 성인을 의미했다. 그를 보

기 위해 길거리에 나와 선 사람들은 ‘마더 박청수’를 눈으로 봤다

는 사실만으로도 큰 기쁨을 보였다. 수줍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으

며 합장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였다. 불교국가인 스리랑카에서는 이타

적 삶에 대한 경의를 ‘마더 박청수’를 통해 표현하고 있는 듯했다.

경제적인 지원에 대한 보상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들의 환대는 지나치

게 복잡하고 열정적이었으며 혼신의 힘을 다한 예우였다.

월 17일 7시경 김포공항 도착으로 7박8일의 방문단 일정은 끝났다.

이번 여행은 원불교로서는 원불교의 스리랑카 진출을 계기로 원불교

가 세계화 시대로 들어서는 역사적인 전환점에 서 있다는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의 과제가 있다면 20세기 물질문명의 폐해를 치유하면서 사랑

과 화합의 정신을 복원하는 일이 될 것이다. ‘마더 박청수’는 그

21세기의 도덕적 과제를 미리 실천하는 선구자의 길을 걸어왔다. 인

종의 장벽을 넘어서서,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서, 전세계 35개국으로

자비의 손길을 내밀어 온 그는 ‘아시아의 어머니’라 불린다.

섟秊어느 곳이든 ‘마더(어머니)’의 마음으로 통하지 못할 곳은 없

다. 박청수 교무의 ‘마더 정신’은 미래 문명의 유일한 대안으로 손

꼽히는 모성문화의 구체적 실천으로 보인다.

 

스리랑카에서 목격한 그 황홀한 축제는 바로 '사랑의 메신저'를 기

다리는 인류의 소박한 마음의 결집체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더구나 그 주인공이 치마저고리를 입은 한국여성이었다는 점은 우리

국민들에게 무한한 자부심을 안겨준다. 어느 여성지도자가 어느 나라

에 가서 이같은 환영을 받을 수 있을까? 최고의 국위선양의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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