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들, 당 지도부 의식해 "괜히 헛소리 하면 큰일나"
새누리당 여성 국회의원 10명 중 7명은 성추행 전력의 우근민 제주지사 입당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다"고 소극적으로 대응, 여당 내 여성 정치인들의 정치력 한계를 보여줬다.
13일 <여성신문> 자체조사 결과, 현재 새누리당 여성 국회의원은 총 17명으로 이중 연락이 닿은 10명 중 6명은 우 지사의 입당에 대해 '입장이 없다'고 말했으며, 입당 찬성은 1명, 반대는 3명이었다. 나머지 7명 중 2명은 해외체류 중이거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의 '입당교감'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우근민 제주지사의 입당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응답한 의원 중 6명은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뭐라고 말하기가 그렇다', '파악을 못했다' 등 입장을 유보했다.
A 의원은 더 나아가 "아직 정리가 안됐다"며 "괜히 헛소리를 하면 큰일난다"고 말했으며 또다른 의원의 경우 의원실 측에서 ‘정치적 질문을 하면 어떡하냐’고 질문 기회를 자르기도 했다.
찬성한 B 의원은 우 지사의 입당에 대해 "탈당과 입당은 본인의 의지"라며 "뜻을 함께 하겠다고 하는 사람을 수용하고 환영하는 것이야 말로 국민대통합시대를 열어가는 첩경이 아닌가"라고 ‘환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다른 C 의원은 당 지도부의 우 지사 입당 결정에 대해 "제주도는 답이 없다"며 "제주도 지역 특성상 폐쇄적이고 외부인을 안 받는다. 아마 한번 더 (선거에) 나가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6월 지방선거 때문임을 시사했다.
우 지사 입당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인 3명의 여성의원 중 한명은 "우리 당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며 "도움은 별로 안 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게 제주도가 진보성향이다. 박근혜 대통령 대선 때 어느 정도 (지지율이) 나왔으니까 이런 분위기에서 여당이 잘 할 수 있지 않나 해서 받아들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E 의원은 "딱 한 건만 놓고 얘기하지 않겠다"며 "도덕적 잣대가 있으면 그때그때 정치적 상황에 따라 달리 적용하는게 아니라 일관되게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당 지도부의 선거용 이중잣대를 꼬집기도 했으며, D 의원은 더 나아가 "(우 지사 입당을) 반대한다"며 "성추행 전력이 있는 사람들은 엄격하게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응답한 10명의 여성 국회의원들 대부분은 우 지사를 입당시킨 당 지도부를 염두에 놓은 듯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여성의원들이 늘 당 지도부 의견만 따랐던 것은 아니다. 지난 해 4월 여성가족위 소속 새누리당 여성의원들은 일본 정치인들의 위안부 관련 망언에 일본으로 단체 항의 출국, 같은 해 7월 임내현 민주당 의원의 성희롱 논란에 '우리 어머니와 딸을 모독한 것'이라고 질타했으며, 8월 이종걸 민주당 의원의 '그년' 발언에 '상상할 수도 없는 막말'이라고 맹비난 하는 등 타당이나 일본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이와 관련 "민주당은 다선 여성의원들이 포진해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그렇지 못하다"며 "조금 더 다양한 선수 의원들이 포진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비례대표 비선출직 초선 의원들로 포진된 여성의원들이 당내 성추행·성희롱 전력 정치인들의 재입당 등에 얼마나 목소리를 낼지 미지수다.
현재 새누리당 여성의원 17명 중 15명은 초선·비례대표 국회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