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두기 같은 인생은 없다 , 깍두기 만들기

빨리 마흔이 빨리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불혹’이라는 말이 너무도 멋있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게 가능한 것일까요.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어른은 되지 못할 지라도 폭풍우 같았던 30대보다는 조금은 평온한 삶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비록 새로운 고난과 우울이 함께 할지라도 말입니다. 이러한 희망은 치유라는 ‘태풍의 눈’을 걸어 나온 제게 주어진 선물일 것입니다.

모처럼 사람들과 집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송년회 겸 그 자리에 있는 누군가의 생일잔치를 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주로 30대 초중반의 여성들이어서 시대에 대한 암울한 이야기 거리를 들고 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모이고, 올 한해 열심히 살아낸 우리네 삶에 대해 위로와 칭찬을 보냈습니다. 지칠 줄 모르는 저희의 수다는 시간이 흐르고 조금은 무거운 주제로 넘어갔 항상 그래왔듯이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습니다. 학교 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레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습니다. 

다행히도 성폭력의 피해 경험이 없는 이 여성들에게도, 성폭력에 대한 두려움은 피해갈 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학교 선생님인 A는 얼마 전 학교에서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는데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하더군요. A는 성폭력이라는 것이 자신의 문제가 될지는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마음 한편에서 씁쓸한 감정이 몰려왔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 사건이 얼마나 흔한 일인지를 이야기하며, 이럴 때 일수록 주변의 사람들의 반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갑자기 전화가 울렸습니다. 생존자 D로부터 걸려온 전화였습니다. 몸이 아픈 이유가 성폭력 탓인 것 같아 억울하다며 울었습니다. 순간, ‘생존자들은 쉽게 아프지도 못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제 2~30대를 온전히 이야기를 할 수 없기에 제 삶의 희망도 말할 수가 없었던 사람이었습니다. 다행히 마주한 상황을 직면했고, 치유의 과정을 걷다가 제 경험을 기록하며 30대의 끝자락을 맞았습니다. 저의 희망은 소박합니다. 오늘처럼 사람들과 평범한 일상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살아가다 보면 갑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무언가가 생깁니다. 그게 성폭력 사건일수도, 실직일수도, 혹은 교통사고, 질병일수도 있죠. 저를 무기력하게 만든 사건들은 성폭력입니다. 제 잘못도 아닌데 어느 순간 사회에서 배제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제가 사회 속 깍두기가 되어버린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깍두기 같은 인생은 없습니다. 누군가 제 삶을 침범하더라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 삶의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깍두기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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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난이도 : 하

2. 재료: 무, 사과, 배, 마늘, 부추, 소금, 고춧가루

깍두기 만드는 법

무는 깍둑썰기로 썰고, 물에 천일염을 넣고 소금물을 만든 뒤 썰어놓은 무를 넣고 1시간 정도 담가둡니다. 소금으로 하는 것보다 소금물로 해야 골고루 간이 벱니다. 배, 무, 사과, 마늘을 갈아 고춧가루와 섞습니다. 담가둔 무를 소쿠리에 받쳐 물기를 제거한 후, 썰어 놓은 부추와 무를 양념에 잘 버무리면 된다.

 

* 이번회를 마지막으로 '너울의 힐링 레시피' 연재를 마칩니다. 연재 끝맺음에 너울씨가 직접 지은 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하늘이 내렸다>

 

사람들 마음에

차곡차곡 바벨탑처럼

슬픔이 쌓이던 날

구름을 타고 슬픔은

하늘에 맞닿았다.

하늘에 닿은 슬픔이

구름을 타고 비가 되어

다시 흐른다.

멈추어버린 강물을 타고

그 안에 살아가는

서글픈 생명과 흘러간다.

하늘이 내려왔다

슬픔을 떠나보낸 하늘은 가벼움에

바람의 속도를 알지 못 해

두려움 없는 낙엽이 되어

바람 따라 흘러간다.

집을 잃은 사람

고향을 막아선 낯선 탑과

막아선 사람들의 곁으로

하늘은 흘러간다.

벌거숭이 엎드린 언니의 품으로

먼 타지의 멍든 가슴에도

더러운 손길을 이기지 못해

떠나간 언니의 옆으로도

하늘이 찾아든다.

하늘이 내려왔다.

사람들에 닿은 하늘은

스스로를 불태우고

슬픔 곁에 작은 촛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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