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창간25주년]스크린 속 여성상 변천사
임순례 변영주 박찬옥… 여성 감독이 이끌어온 전복의 여성 캐릭터
가족제도 고정관념 깨고 여성 공동체 가족 이룬 시대의 이단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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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1988년은 영화계에서 도전과 자유화의 기점으로 새겨볼 만하다. 서울올림픽 준비와 개최로 온 나라가 들썩인 가운데 해외여행 자유화도 이뤄지면서 섬처럼 갇혀 살던 분단 대한민국이 변화의 물길에 문을 연다. 그런 열림은 영화계에도 밀려와 제작 자유화와 검열 완화가 진행된다.

아픈 열림이지만 외국 영화 수입 자유화에 충격을 받은 영화인들이 거리로 나와 저항하는 한편 그간 정책 특수라는 당근을 먹으며 길들여지던 영화 제작 풍토가 관객 위주 영화 기획과 감독·작가 스타일에 초점을 맞춘 독립 프로덕션 시대로 접어든다.

박철수필름의 등장을 예고한 ‘안개기둥’(1986)은 기존 멜로드라마의 돌아온 탕녀 ‘자유부인’이란 클리셰를 깬 여성 자아탐구의 장을 연다. 결혼 전후로 뒤바뀌는 여성의 삶, 현모양처가 아닌 자기만의 인생길 가기로 여성 실존의 고뇌를 제시한 점에서 이 영화는 여성 주체의 홀로 서기 기점이 된다.

이어 여성 버디영화로 등장한 ‘301 302’(1995)에서는 남성 종속으로부터의 탈주가 두 여성의 소통으로 재현된다. 남편에게 요리해 먹이는 요리중독 주부 여성과 남성 폭력에 질린 여성의 거식증이 교차하는 이 영화는 이미지 스타일 대비 측면에서도 눈길을 끈다. 실화에 바탕을 둔 ‘녹색의자’(2003)는 나이 든 여성과 어린 남성의 교제를 여성 욕망의 탐색으로 풀어낸다. 나이 들고 돈 주는 남자와 어리고 돈 받는 여자의 공식을 전복한 사례다. 여기에서 박철수의 시선은 여배우 몸 훔쳐보기를 벗어난 여성 주체의 재현을 통해 성차감수성의 진화를 보여준다.

‘가족의 탄생’(감독 김태용·2006)은 일부일처 가족제도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는 여성들이 하나씩 등장한다. 봉건적 흔적도 간직한 일부일처제의 틈새를 비집고 등장하는 생활력 강한 소녀 가장의 존재로부터 어린 남자 연인과 살다가 여성 공동체 가족을 이루는 여성들의 모습은 혈연가족으로는 설명되지 않지만, 여성 연대로 존재하는 이 시대 가족 풍경의 전복적인 또 다른 여성들을 제시한다. ‘써니’(감독 강형철·2011)가 보여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우정을 통해 자기 길 찾아가기로 나선 중년 여성들은 노스탤지어 코드가 선풍적으로 인기를 모으는 파장을 낳으며 애 엄마로 손자손녀 보는 할머니로 늙어가는 나이든 여성의 종속적 이미지를 전복시킨다.

한편 과거 세대별로 한두 명, 때로는 남편인 감독의 도움으로 존재했던 극소수 여성 감독이 한두 편 만들고 사라졌던 반면, 1988년 이후 독립적으로 작업하는 여성 감독의 연이은 등장은 전복적 여성상의 재현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임순례 감독은 단편영화 ‘우중산책’(1994)으로 그늘진 여성의 내면을 그윽한 이미지 수사학으로 그려내며 등장한다. 이어 ‘세 친구’(1996),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에서 가부장적 질서에서 밀려난 남자들의 내면에 침잠했다가 마침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으로 인생에 도전하는 전복적 언니들을 힘차게 그려낸다. 연애와 살림에 열중하는 여자들, 남성 무리에 섹시미 부각으로 홀로 등장하는 여성이 아니라 자기 힘으로 공을 넘기고 골을 넣는 운동선수 여성들의 연대는 보기만 해도 힘차다. 나름대로 아픈 인생사를 지닌 핸드볼 선수들이 자매애 연대감으로 위대한 패배를 달성하는 과정은 흥행 갈채로 이어진다. 가부장적 관계망을 넘어선 전복적 자매애는 한국판 ‘델마와 루이스’의 승리이기도 하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1990년대 다큐 시리즈 ‘낮은 목소리’로 정신대 할머니 문제를 이슈화한 변영주 감독은 상업영화로 옮겨와 ‘밀애’(2002)를 통해 남편의 부정으로 아내란 존재의 실체에 눈을 뜨고 가정을 박차고 나온다. 이제 그녀는 자신의 욕망을 찾아나서는 여정을 따라잡으며 독립적 실존을 시도해 보인다. 독립영화 출신 박찬옥 감독 역시 전복적 상황을 주도하는 여성을 재현해낸다. ‘질투는 나의 힘’(2003)에서 난처한 삼각관계 속에서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토로하고 감행하는 흥미로운 여성을 우발적 사건을 통해 흥미롭게 재현해낸다.

다큐멘터리 분야에선 상업영화보다 좀 더 적극적이고 전복적인 여성 이미지가 등장한다. 경순 감독의 ‘쇼킹 패밀리’(2006)는 자기 고백담의 솔직 과감함을 통해 다양한 여성상을 보여준다. 20대, 30대, 40대 세 여성은 각자의 가족사 억압과 자유로운 탈주를 전복적으로 따라잡는다.

이어지는 아시아 3개국(한국, 일본, 필리핀) 다큐멘터리 ‘레드 마리아’(2011)는 ‘여성-몸-노동’을 통과한다. 얼굴이 다르듯 저마다 배가 다르게 생긴 여성들이 몸을 전시하는 이 작품에선 여성의 몸을 ‘노동하는 몸’으로 접근한다. 일반적 상업영화, TV를 비롯한 온갖 영상매체가 여성의 몸을 섹시함과 등치시켜나가는 편견을 전복하는 카메라는 생명체로서 몸의 본질을 복원한다.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배를 가진 다양한 여성의 몸들. 어떤 이는 엄마, 어떤 이는 창녀, 어떤 이는 비정규직 노동자, 어떤 이는 이주여성으로 불린다. 그러나 이들은 여성의 배로, 여성의 몸으로 가부장적 편견을 통쾌하게 전복하는 이미지로 재현된다.

이렇듯 사반세기에 걸쳐 스쳐 지나가는 신선하고 전복적인 여성의 이미지는 도처에 불쑥불쑥 등장하지만 여전히 빈틈은 크다. 한국인이 역사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여성으로 꼽는 황진이가 수차례 상업영화의 형태로 영화화되지만 늘 실패한다. 그녀의 핵심이 당대의 편견을 전복시키는 힘이자 매력이란 점을 한국 영화는 아직 발견조차 못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영화의 블루오션은 전복적 여성상의 도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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