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극찬, ‘그랜드슬램’과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눈앞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세계여자골프에서 63년 만에 메이저대회 3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살아 있는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1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서보낵 골프장에서 열린 제68회 US여자오픈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마지막 날 버디는 2개에 그치고 보기 4개를 적어내 2오버파 74타로 다소 주춤했지만,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2위 김인경(25·하나금융그룹)에게 4타 앞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우승으로 시즌 상금 200만 달러를 돌파한 박인비는 상금 부문과 세계랭킹, 올해의 선수 포인트 등에서 1위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
올 시즌 경이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박인비는 메이저 대회 3연승을 시작점으로 미국여파프로골프(LPGA)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갈 전망이다. 박인비는 1950년 베이브 자하리어스(1914~1956·미국)가 세운 시즌 개막 후 메이저대회 3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올해 남은 메이저대회인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이나 9월 에비앙 챔피언십 중 1개 대회에서만 우승해도 박인비는 ‘그랜드슬램’과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외신들도 난리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박인비의 우승은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스포츠 전문 채널인 ESPN은 “박인비는 자하리아스와 함께 시즌 개막 후 메이저대회 3연승을 거둔 유일한 선수로 이는 현대 골프에서는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LA타임스도 “안니카 소렌스탐, 로레나 오초아, 잭 니클라우스, 아놀드 파머도 하지 못한 일을 박인비가 해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 매체 USA투데이는 “박인비는 완벽한 샷과 퍼트, 감정 조절까지 갖춘 이상적인 선수”라고 평가했다. 미국 방송 NBC나 신문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박인비가 골프코스에서 늘 침착함을 유지한다”며 박인비를 ‘평정심의 여왕’이라고 소개했다.
박인비의 경이로운 행보에 경쟁자들도 혀를 내둘렀다. 세계 랭킹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박인비는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됐던 퍼트도 성공시켰다”며 “그런 모습을 보면 좌절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0년 US여자오픈 우승자인 폴라 크리머(미국)는 “환상적 플레이를 펼치는 박인비를 상대로 우리가 무얼 할 수 있겠는가. 더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라며 사실상 완패를 인정했다.
대부분의 현지 언론들은 박인비 현재 컨디션이면 그랜드슬램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인비는 8월 1일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리는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캘린더 그랜드 슬램과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동시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