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거의 막장 드라마 수준이다. 정치판 돌아가는 꼴이 말이다. 출생의 비밀, 음모와 보복, 패륜과 불륜, 조폭 코드에 불치병까지, 막장 드라마라면 단골로 꼭 등장하는 요소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지금부터 막장 드라마로 풀어보는 요즘 정치판, 재미있게 감상하시라.

드라마는 이렇게 시작된다. 소문으로 떠돌던 박근혜 정권 탄생에 얽힌 출생의 비밀이 마침내 밝혀진다. 국가정보원이 고도로 훈련된 최정예 요원들을 댓글 알바라는 고난도 임무에 투입해 대선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초반부터 블록버스터급 막장 설정으로 시청률이 급상승하자 드라마는 음모와 보복이라는 또 다른 막장 카드를 꺼내들며 시청자들의 채널을 고정시킨다. 출생의 비밀이 밝혀져 궁지에 몰린 국정원이 돌연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해 상황의 반전을 꾀한다. 댓글 알바에 쏠린 세간의 관심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으로 돌려 궁지에서 벗어나려는 고도의 음모가 드라마 전반에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국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정원의 명예를 위해” 대화록을 공개했다는 국정원장의 울부짖음을 통해 시청자들은 그간 댓글 알바에 쏟아진 비난 여론에 대한 처절한 보복이 시작됨을 감지한다.

하지만 막장 드라마의 묘미는 아무래도 거듭되는 반전의 반전 아니겠는가? 공개된 대화록 구석구석을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NLL 포기 발언은 보이지 않는다. 또 다른 반전에 시청자들이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국정원의 대화록 공개 과정에서 패륜과 불륜이라는 새로운 막장 코드가 더해지고 막장 드라마는 점점 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먼저 대화록 공개 행위가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임과 동시에 향후 다른 나라들과의 정상회담에도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것이라는 세간의 비판이 쏟아진다. 법률을 준수하고 국익을 수호해야 할 국정원이 오히려 위법을 자행하고 국익을 훼손시키는 패륜을 저지른 셈이니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여기에 박근혜 캠프 선거대책위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대선 전에 이미 대화록을 입수했음을 고백하면서 박근혜 캠프와 국정원이 오래전부터 부적절한 불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새로운 사실까지 더해진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고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했는데, 그것이 다시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입증하는 단서로 작용하는 놀랍도록 짜임새 있는 구성이야말로 왜 시청자들이 이 막장 드라마에 그토록 열광하는지를 잘 말해준다.

이제 패륜과 불륜으로 갈 데까지 간 막장 드라마는 시청률의 고공행진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비장의 막장 카드를 뽑아든다. 바로 조폭 코드다. “저는 요즘 어떻게든 형님 잘 모셔서 마음에 들어볼까 노심초사 중이었는데 이런 소문을 들으니 억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형님께서 무엇이든 시키시는 대로 할 생각이오니…” 흡사 조폭영화의 대사를 연상케 하는 이 말은 대화록 입수 발언 유출자로 지목된 김재원 의원이 김무성 의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다. 이후 그는 김무성 의원의 자리에 찾아가 90도 깍두기 인사를 선보이며 완성도 높은 조폭 코스프레를 연출한다.

이 정치판 막장 드라마의 결말이 어떻게 맺어질지는 아직 섣불리 판단하기 힘들다. 앞으로 또 어떤 황당하고 자극적인 막장 코드가 등장할지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분명히 알 것 같다. 막장 코드가 더해질수록 시청률이야 계속 오르겠지만 그만큼 저들의 지지율은 점점 더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모두가 아는 걸 정부 여당만 아직 모르고 있으니 지금까지 전개된 이 드라마에서 소개할 마지막 막장 코드는 불치병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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