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사모님의 이상한 외출 방송 캡처(좌), 김군자 할머니(우)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그것이 알고 싶다 '사모님의 이상한 외출' 방송 캡처(좌), 김군자 할머니(우)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여성신문

지난 5월 27일. 아름다운재단에서는 작은 파티가 열렸다. 김군자 할머니의 89세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2000년 출발한 아름다운재단에는 기부자의 이름을 딴 기금이 200여 개 만들어져 있다.

아름다운재단 제1호 기금인 ‘김군자할머니기금’. 일제강점기 열세 살 때 고아가 된 후 열일곱 살 때 중국 훈춘으로 끌려가 3년여 동안 일본군‘위안부’ 생활을 해야 했던 김 할머니. 지난 2000년 아름다운재단을 찾아 보육원을 퇴소한 아이들의 대학 등록금으로 써달라며 평생 모은 5000만원을 내놓았다. 그후 김 할머니의 뜻에 동참하는 262명이 ‘김군자할머니기금’에 기부해 8억2900여 만원의 기금으로 성장했다. 이 중 5억2300여 만원은 보육원을 퇴소한 170여 명의 대학 장학금으로 쓰였다.

생일파티에 참석한 할머니는 할머니 모습을 담은 부조 현판식, 장학생들의 감사인사 영상이 이어지자 “세상에 태어나 제일 행복한 순간”이라며 얼굴을 붉혔다. 89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게 아름답고 고왔다. 문득 하루 전날인 지난 5월 26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사모님의 이상한 외출’ 편에서 보았던 다른 할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재벌 부인이었던 그 할머니는 살인청부죄에 무기징역형을 받고, 편법으로 병원 특실 생활을 누리다 이제 감옥에서 여생을 마쳐야 할 처지에 놓여 있었다.

두 할머니. 김군자 할머니는 인간이 처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처했었다. 한글도 깨치지 못했고, 일본군‘위안부’로 모진 고통을 견뎌내야 했다. 자신을 곤경에 빠뜨렸던 조국과 사람들에 대한 복수의 칼을 끝없이 갈 만도 했다. 하지만 복수를 택하지 않았다. 자신처럼 부모 없이 자라는 보육시설 아이들을 살리는 열정으로 승화시켰다. 할머니의 뜻에 공감하는 기부가 이어져 기금은 자꾸자꾸 커지고 있다. 도움을 받는 아이들의 숫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반면 그 재벌 부인 할머니는 엄청난 재산을 가졌지만, 근원을 알 수 없는 의심과 질투의 감정을 견뎌내지 못했다. 청부살인에, 편법으로 감옥을 탈출하는 꼼수를 부리다 세상으로 영영 돌아올 수 없게 됐다. 김군자 할머니보다 수백 배, 수천 배나 많았을 그 돈으로 누구 한 명 살리지 못한 게다. 세상을, 사람을, 영혼을 살리는 건 역시 돈이 아닌가 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