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순옥 시니어 드림멘토 IT인성강사와 KT IT서포터즈 박수연씨
“인성이 좋은 아이들로 키우는 것이야말로 어른들의 몫이지요.”
결혼 후 남편의 반대로 취업을 못하고 산악잡지 객원기자로만 사회활동을 해온 전순옥(55)씨는 최근 KT은퇴자 재능나눔 프로그램 ‘시소’를 통해 시니어 드림멘토 IT인성강사가 됐다. 전씨는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태블릿PC를 활용한 직업적성검사를 해주고 진로탐색과 인성교육을 해준다.
“나이를 먹으면서 제가 할 일이 봉사라고 생각했어요. 실버세대에 은(sliver)처럼 갈고닦아 사회에 일조해야 한다고 다짐했죠. 시소 덕분에 자아실현은 물론 제2의 삶을 살게 됐어요.” 전씨는 서울서부 IT서포터즈 박수연(43)씨를 자신의 인생에 변화를 만들어준 일등공신으로 꼽았다.
이들을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에서 만났다. 정독도서관은 KT IT서포터즈와 함께 드림멘토 양성을 주관한 곳이기도 하다.
KT는 지난 4월 초부터 ‘시소’ 프로그램을 통해 고령화 시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은퇴자들의 재능 나눔과 일자리 지원을 추진 중이다. 시소는 시니어들의 소소한 시작을 뜻한다. KT커뮤니케이션실 CSV단 IT서포터즈 소속인 박씨는 KT에 입사한 후 IT컨설턴트 부서에서 일하다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아 재능 기부를 할 수 있는 이 부서를 지원했다.
“저도 몰랐던 구수하고 재미난 이야기가 마구 쏟아져 매번 수업을 준비하며 기대가 됐어요. 아이들이 이분들의 삶을 통해 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싶었죠.” 박씨는 전씨를 포함한 10여 명에게 태블릿 PC 사용법부터 파워포인트, 강의안 작성, 예행 강의를 가르쳤다.
“기기 사용자체는 도움을 받더라도 서로가 서로에게 선생님이 됐어요.” 전씨의 말에 박씨는 “그동안 앞만 보고 살아왔는데 드림멘토들을 통해 삶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배울 수 있었다”고 웃으며 답했다. 시소가 위아래로 번갈아 움직이듯 수직적이고 수평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가 됐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대답이다.
한 달간의 수업 후 IT인성강사가 된 전씨는 직접 파워포인트 자료(PPT)를 만들어 최근 서울 독립문초등학교에서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친구, 달콤한 호기심 인생의 동반자’를 주제로 전씨는 ‘역지사지’ ‘이해’와 ‘배려’에 대해 삶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아이들은 진정성 있는 전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앞으로 전씨는 경기상고와 지역아동센터에 나가 강의를 하게 된다. IT서포터즈팀은 전씨가 계속해서 IT강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서울시교육청에 협조를 부탁하고 방학 기간 도서관에 교육과정 개설을 협조하는 등 도움을 줄 계획이다.
은퇴자 재능 나눔 프로그램 ‘시소’ 참여 문의는
인터넷 카페 (cafe.naver.com/sisonet), 페이스북 (www.facebook.com/groups/sisonet), 전화(1577-0080)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