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 8개월 만에 하루 40~50명 다녀가
인천 부평구 일신동에 있는 ‘카페 외할머니’는 이름처럼 할머니들이 커피를 내리고 쿠키를 굽는다. 8개월 전 카페가 문을 열 때부터 이곳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황경자(69)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했다. 황씨는 “처음에는 아메리카노는커녕 카라멜마키아토도 몰랐고, 에스프레소 머신 조작 방법도 몰랐는데 이제는 내가 내린 커피 맛을 보기 위해 카페를 찾는 단골 손님도 늘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는 “간혹 ‘할머니’ 하면서 절 찾는 단골손님들이 늘어나는 것도 보람 있고 같이 일하는 분들 중 제가 가장 막내라 체력도 거뜬하다”며 미소로 답했다.
함께 일하는 송정숙(70)씨는 “처음에는 프림(크림)이 들어간 믹스커피 맛밖에 몰랐는데 커피를 배우고 직접 내리면서 구수하고, 오묘한 커피 맛을 알게 됐다”며 “특히 우리 카페 커피 맛은 아주 좋다”고 자랑했다. 송씨는 “사실 처음에는 용어도 어렵고 실수도 많아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내가 직접 만든 생강차와 식혜 맛을 본 손님이 정말 외할머니가 해주신 맛이라는 칭찬을 한다”며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페 외할머니는 황씨와 송씨를 비롯해 69세부터 75세에 이르는 노인 6명과 40대 경력단절 여성 3명이 일하는 ‘마을기업’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로부터 마을기업으로 지정받은 후 지역 내 노인들에게는 일자리를, 마을 주민들에게는 소통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카페 외할머니를 이끌고 있는 김헌래 목사(등불감리교회)는 “지역에 폐지를 줍는 어르신도 많고 일자리를 원하는 주민들도 많아 일자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의 아내는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한 수익금을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카페 트립티’에서 일하고, 김 목사도 오랫동안 커피를 공부한 전문가였던 것이 큰 보탬이 됐다. 카페 외할머니에서 일하는 노인들은 하루 4시간씩 주 3일 일하고 시간당 5000원의 급여를 받는다. 하루 40~50명의 손님이 찾을 정도로 인기인 카페 외할머니는 오는 4월 2호점 개업도 앞두고 있다. 김 목사는 “카페 외할머니가 일하는 분들에게는 일자리로, 찾는 분들에게는 맛으로 행복을 전달하는 곳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