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도 멈추지 않고 전진합니다”
아픈 청춘들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가 넘쳐나는 요즘 여성신문이 만난 스물네 살 청년들은 여전히 젊었고, 꿈을 향해 무서울 것 없이 달려가고 있었다. 대학 8학기 등록금을 몽땅 대출받아 피자와 치킨 배달로 ‘투잡’을 뛰면서도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내년을 계획 중이고, 50만 명 앞에서 공연하고 싶어 하는 미래의 베이시스트는 골프용품 물류창고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었다.
이들은 높은 학자금, 고용 불안, 무한 경쟁 구조 속에서 주류에 편승하기 위해 애쓰는 대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며, 기성세대의 걱정과 위로에 기대어 있기보다 열정이 부르는 곳으로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김현준씨는 대입 수능을 망쳐 원하지 않은 지방대로 입학할 예정이었으나, 과감히 발길을 돌려 우크라이나 국제항공대로 향했다. 한국어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과목들을 러시아어로 공부해야 하고, 반찬 걱정, 시험 걱정, 돈 걱정에 시달리고 있지만 현준씨는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면 결국 목표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김창섭씨는 요즘 보기 드문 젊은 영농 후계자다. “작물이 잘 커줄 때 제일 기분이 좋다”는 그는 농업대학 채소과를 졸업하고 마을을 통째로 농장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미에 살고 있는 한지현씨의 베트남 본명은 네티텀. 2007년 한국에 온 결혼이주 여성이다.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지현씨는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 어린이집 교사가 되고 싶단다. 여느 젊은이들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 또한 꿈과 호기심 가득한 한국의 청춘이었다.
청춘들이 살아가기에 녹록지 않은 세상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력하게 바라보는 위로의 시선이 아닌 앞 세대의 동반자적 책임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