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 가발도 정수리를 덮는 톱커버부터 고정용 긴 머리까지 다양하다. ⓒ하이모레이디 제공
부분 가발도 정수리를 덮는 톱커버부터 고정용 긴 머리까지 다양하다. ⓒ하이모레이디 제공
대머리 남성들이나 암환자들의 전유물로 생각되던 가발이 다양해지며 여성들이 애용하고 있다. 젊은 여성들을 위한 패션 가발뿐 아니라 탈모로 고민하는 40~50대 중년 여성들을 위한 부분 가발이 패션용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인천 연수구의 김정윤(54) 주부는 “부분 가발, 과감하게 쓰고 10년 젊어지자”고 말했다. 김씨는 직장을 그만둔 후부터 흰머리가 눈에 띄게 많이 생겼고 이를 보이지 않게 하려고 시작한 염색이 탈모를 촉진시켰다. “우연한 기회에 부분 가발을 알게 되었다. 요즘은 외출 때마다 쓰고 나간다. 그 덕에 미용실에서 파마하는 횟수도 1년에 한 번으로 줄었다. 돈도 절약하고 끊어지고 빠지고 바스러지던 모발이 건강해졌다. 염색으로 인한 알레르기며 시력 저하도 나아져 부분 가발을 이용하기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부분 가발을 이용하며 많이 어색해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익숙해져 이제는 우아한 분위기와 스타일을 만들 수 있게 됐다. “50대가 되면 머리숱이 많이 줄고 모발이 더 이상 생기지 않는다. 두상을 성형한다고 생각하고 도전해보자.”

서울 도봉구의 박혜은(57)씨는 정수리 부분의 머리카락이 빠져서 고민이 되던 차에 부분 가발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쑥스러웠는데 요즘은 친구들 모임에 나가면 당당하게 ‘나  가발 쓰고 나왔다’고 말한다.  가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인지 ‘예쁘다’ ‘파는 곳을 소개해 달라’는 등 반응이 뜨겁다. 아마도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외모의 단점을 개선할 수 있어서인 것 같다”고 했다.

하이모레이디 관계자는 “길거리 가판대, 미용실 등 구입 루트가 제한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독립 점포, 백화점 등에서 가발을 착용해보고 구입할 수 있다. 부분 가발을 착용할 때는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의 생활패턴, 직업 등을 고려해 선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패션 가발 업체 ‘핑크에이지’의 이영민 과장은 “부분 가발은 헤어 액세서리이며 의류다. 미용실에서 한두 시간 걸리는 이미지 변신이 5분 만에 부분 가발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처음 상점을 개점했을 때는 사람들이 가게 안으로 들어올 생각을 안 했는데 지금은 엄마와 딸이 함께 매장을 찾는다. 최근에는 한국 제품이 질 좋고 가격이 싸다는 소문에 매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분 가발은 착용 습관이나 관리법에 따라 인조모는 최대 8개월, 인모는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가발을 쓴 채 잠을 자는 등 잘못 관리하면 일회용 가발이 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빗질을 할 때도 가발 전용 스트레이트 또는 웨이브용 빗으로 아래에서 매듭을 풀어주듯이 쓸어준다. 세척 시에는 전용 에센스, 샴푸, 린스를 사용하며 비비지 말고 주물러 세척하는 것이 좋다. 착용 시 헤어스타일링 제품을 사용했다면 반드시 귀가 후 세척해 보관해야 한다.

가격은 회사와 모발 종류에 따라 다른데, 인모의 경우 2만~150만원까지 다양하다. 인조모 부분 가발은 2만~50만원 선에서 선택 가능하다. 인모의 경우 파마와 염색이 가능하며 인조모는 드라이로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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