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 선크림을 사기로 했다. 마침 친구와 약속이 있어 먼저 약속 장소에 나가 주변 화장품 매장에 들르기로 했다. 화장품 매장에 도착했지만 막상 들어가려니 대부분 여성 고객들이어서 민망했다. 여자 친구 선물을 고르는 것도 아니고, 남들이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못 들어가고 몇 군데를 지나치고 말았다.

포기해야 하나 생각하며 조금 더 걷다가 조금은 특별해 보이는 매장이 보였다. 매장 안을 들여다보니 가게에 사람도 많지 않고 대부분 남자 고객들이었다. 나처럼 혼자 화장품을 사려는 남자들이 들어가기에 좋았다. 막상 들어가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선크림이 있어 구매를 결정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어떤 것을 사야 될지 몰라 헤매고 있는데 남자 직원이 다가와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러고 보니 직원도 대부분 남자였다. 남자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화장품 매장이었던 것이다. 직원에게 설명을 들으면서 처음으로 손등에 피부 테스트도 해보았다. 계산을 할 때 남성을 위한 화장품 샘플과 피부 관리법이 들어 있는 책자까지 주어서 정말 남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매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성과 여성의 피부는 다르다. 보통 남성은 여성보다 피부에 지방이 적어서 빨리 건조해진다고 한다. 요즘에는 이런 남성 피부의 단점을 커버해주는 제품이 많다. 여성의 전유물로만 여겼던 BB크림도 여러 기능이 추가된 남성 전용이 있다. 이제 더 이상 투박하고 검게 그을린 피부가 남자다움은 아니어서 이러한 화장품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화장품을 사려고 하면 처음이라 어색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라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피부를 관리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남성만을 위한 매장이 늘어난다면 제품 구입에 어려움을 느끼는 남성 고객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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