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자급제는 소비자가 대형마트나 제조사의 유통매장, 온라인 쇼핑몰, 해외 등에서 직접 휴대전화를 구입해 원하는 통신사에서 개통할 수 있는 제도다. 이동통신사에 단말기 식별번호(IMEI)를 등록하지 않은 단말기도 휴대전화 안에 있는 유심(USIM) 칩을 바꿔 끼우면 별도의 등록 절차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통신사들이 휴대전화 유통을 장악해 약정, 할인 등을 통신사에 따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보완한 것이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으로 이동통신재판매(MVNO), 선불요금제 등이 활성화될 수 있어 통신 서비스의 다각화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1일부터 마트에서 휴대전화를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졌지만, 자급제용 단말기는 시행 첫날 유통되지 않았다. 지난 1일 팬택이 운영하는 전자제품 유통매장 라츠의 이상현 종로점장은 “현재 매장에 있는 휴대전화 단말기는 이동통신사에 등록돼 있어 제조업체가 새로 공급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단말기 공급은 이뤄지지 않고 찾는 사람도 없다”고 했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5월에는 중고폰, 재고폰 등을 중심으로 초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며 자급제용 단말기는 6~7월 중 일부 물량이 공급되고 하반기에 출시 기종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단말기가 유통된다고 해도 단말기 가격이 얼마나 내려갈지, LTE 제한, 이용 요금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상현 점장은 “현재 통신사에서 99만원가량의 휴대전화를 구입하면 약정, 할부, 보조금 등의 할인으로 최대 60만원까지도 절감이 가능했다. 그러나 블랙리스트 제도로 아무리 경쟁을 붙여도 가격이 이 정도로 싸게 휴대전화를 구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LTE도 제한돼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자급제 이용을 고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KT에서 유심을 구입해 이용할 수 있는 ‘올레심플’ 서비스 외에는 제대로 된 이용 요금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단말기 유통 경로에 관계없이 요금 할인 혜택을 부여하도록 이동통신사와 협의 중”이라며 “5월 중 할인요금제가 출시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