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 잇따라 출사표…참신성·인지도 강점
이들은 어떤 최종 병기로 공천의 벽을 뛰어넘을까. 이번 총선은 정치역사상 처음으로 3당 여성 대표 체제 아래 치러진다. 본격적인 여성 정치참여 시대가 열린 것이다. 여성들의 강점은 참신성과 인지도다. ‘정당의 입’인 대변인 출신들은 스타성도 겸비했다.
기존 중진들도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당 쇄신 바람이 불면서 세대교체론이 부상하고 있어서다. 특히 서울에서 총선 출마를 선언한 여성 의원들이 많다. 영남이나 호남과 달리 고정표가 적은 점도 여성에게 유리하다. 당내 중진과의 공천 경쟁에서 이기면 당선 가능성이 꽤 높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최장수 대변인 타이틀을 가진 조윤선 의원은 ‘정치1번지’인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던졌다. 4선인 민주통합당 정세균 상임고문과 일전을 벌이게 된다. 민주당 대표를 지낸 정 상임고문은 호남에서 지역구를 옮겨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다. 조 의원은 “40대 여성비례대표 초선의원을 공천하는 것이 당이 쇄신되는 전략공천”이라며 “종로는 대통령으로 가는 디딤돌이 아니라 일꾼이 필요하다. 젊고 따뜻한 에너지로 야권의 거물 정치인과 맞서겠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중구의 나경원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여성 벨트’를 만들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유력한 공천 카드다.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은 서울 양천갑에서 격전을 준비 중이다. 정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의 ‘강세지역에 비례대표 공천 배제’ 방침에도 출마를 고수했다. MBC 아나운서 출신의 차영 전 민주당 대변인과 ‘여여(女女) 대결’이 불가피하다. 정 의원이 넘어야 할 벽은 우선 당내 공천이다. 김해진 전 특임차관과 박선규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민주통합당의 여성 비례대표 의원들도 국회 입성을 위해 지역구에서 승부수를 띄운다. 전현희 의원은 가장 어려운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을에 출마한다. 치과의사 출신의 변호사로 당 대변인을 거쳤다. 출마를 선언한 약사 출신의 원희목 한나라당 의원과의 맞대결 가능성이 높다. 당 중진인 정동영 상임고문이 출마를 고심 중이라 공천 경쟁이 불붙었다.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서울 마포을에 도전장을 냈다. 그는 “인생의 절반에 가까운 20여 년을 마포 주민들 곁에서 함께 해왔다”며 “민주당 대변인에서 이제는 마포의 대변인이 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마포을은 성희롱 파문으로 한나라당에서 제명당한 강용석 의원의 지역구다. 정청래 전 의원이 마포을 지구당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라 우선 그와 공천 경쟁부터 벌여야 한다.
마포을과 인접한 마포갑도 격전지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4대강 저격수’로 활동한 김진애 의원이 서울 마포갑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김 의원은 “공덕동 딸 부잣집 셋째 딸로 마포는 친정”이라며 표밭갈이에 한창이다. 노웅래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만큼 야권 인사들의 예선전도 치열할 전망이다.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인 노 전 의원은 현재 마포갑 지구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서울 관악을에서 현역인 김희철 민주통합당 의원과 맞대결한다. 그는 마흔셋의 젊은 정치인으로 19만 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어를 보유해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