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은 취업 위한 마침표 아닌 시작점”

“결혼하자마자 백혈병으로 골수이식을 받으면서 몸이 약해 거의 집에만 있었는데 건강을 회복하면서 좀 더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싶어 공부를 시작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제 능력을 다른 분들을 위해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려운 아이들과 노인들 컴퓨터 공부를 돕는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은 오피스프로그램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답니다.”  

결혼, 출산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은 190만 명으로 기혼 여성 중 19.3%에 달한다(2011 통계청 조사). 그래서 자격증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하나의 도구지만, 오랜 공백만큼이나 메울 경력이 없는 30~40대 여성들에게는 자격증이 곧 자신의 능력을 내세울 수 있는 중요한 척도로 쓰인다. 이에 여성인력개발센터와 평생교육원 등 자격증 강좌를 개설한 기관에 여성들이 몰리고 있다.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김순경 교육운영부장은 “자격증 강좌를 수강하는 30~40대 여성들은 재취업과 자기 계발, 자원봉사 등 다양한 목적으로 강좌에 참여하는데, 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여성들이 가장 많다”며 “특히 한식조리기능사, 전산회계 등 자격증을 취득한 후 비교적 취업이 쉬운 강좌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이상인 미래원격평생교육원 학사관리팀장도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 자격증을 딸 수 있는 교육 과정을 수강하는 학생 중 90%가 여성인데  원격교육원에서는 온라인 강좌가 가능하다 보니 주부들이 엄마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 자격증에 몰린다”며 “꼭 취업이 목적이 아니어도 자원봉사를 하다가 이론 공부의 필요성을 느껴 공부를 시작하는 분들도 많다”고 말한다.

60세 이상 고령에도 자격증 취득으로 취업에 성공한 경우도 있다. ‘2011년 여성새로일하기사업 우수사례집’에도 소개된 장순영(가명·64)씨는 지난해 5월 요양원 조리사로 정식 채용됐다. 장씨는 이미 정년이 지난 나이지만 어린이집 조리사로 근무한 경력에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이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순경 부장은 “자격증 취득을 곧 취업으로 연결 짓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취업을 생각한다면 자신의 경험을 살릴 건지, 새롭게 도전할건지 결정하고 자신이 취업하고자 하는 곳을 확실히 정해 취업처에서 원하는 자격에 따라 자격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것. 김 부장은 “자격증은 취업의 마침표가 아니라 시작점”이라며 “자격증 취득만으로는 실무에 바로 투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실무 관련 강좌를 듣거나 독학으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격증만 있으면 100% 취업’ 등 과장 광고는 의심부터 하고, 민간자격증을 취득하기 전에는 발급 기관을 꼼꼼히 따지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민간자격증은 모두 2085종에 달한다. 이 중 옥석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자격증 발급 기관을 꼼꼼히 따지고 비슷한 자격증이 국가공인자격증에 있다면 되도록 국가공인자격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