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보육, 0세아 → 1세아 → 2세아로 확대돼야

결혼한 부부들이 자녀를 낳지 않으려 해 걱정이라고, 젊은이들이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아 큰일이라고 회자된다. 우리나라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49.4%, 2010)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61.8%, 2010)들보다 낮아 문제라고. 그래서 일과 생활의 균형을 모색하고자 하는 묘책들을 논의하고 있다.

또 사람들은 여성들이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하자고, 여성들이 아이를 기를 수 있게 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여성들에게 단시간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자 한다. 여성들이 육아휴직을 마음 편히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가? 아니다, 아닐 것이다. ‘여성’이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아니고, ‘부부가 함께’ 자녀를 낳고 기르는 것이다. 유연근무도 육아휴직도 부부가 함께 제도를 이용하고 그래서 함께 자녀를 길러야 한다. 남성 근로자들의 육아휴직제도 이용률은 대상자의 1%라고 한다. 내가 자녀라면 엄마하고만 잘 지내는 게 아니라 엄마, 아빠 모두와 함께 잘 지내는 것을 행복이라 하지 않겠는가. 한편에서는 일자리가 없다고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폭주하는 일감과 이에 따른 상습적 야근으로 건강이 상한다고 하니 이 두 현상을 합해 정규시간 근무를 정착시키면 되겠다 싶다. 어떤 정책을 펼치든 여성·엄마, 남성·아버지의 동등한 육아 참여, 동등한 사회참여를 전제하지 않는다면 저출산 현상은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직장에서의 정규 근무가 정착돼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이 저녁 시간에는 부모와 잘 지내게 된다 하더라도 낮 시간 동안의 육아 지원은 필수적이다. 이것은 현재 육아지원정책으로 지원되고 있다. 2010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보육시설 3만5550곳에서 보육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 영유아는 117만5049명이고, 정부가 투자하고 있는 중앙, 지방정부 보육예산은 4조2000억원(2010)이다.  유치원 원아 지원, 고용노동부 직장보육 지원, 농업인 양육비 지원을 모두 합한다면 예산 규모는 5조6000억원(2010)으로 적지 않다.

일전에 어떤 고위공무원은 이 정도라면 국가가 육아를 전폭 지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렇다. 국민의 육아를 지원하려면 적어도 국가 GDP의 1% 정도는 투자돼야 한다는 OECD의 권고를 고려할 때 충분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결코 적은 투자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부모들은 아직도 믿고 맡길 만한 사회적 육아 지원이 부족하다고 하고 있고,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정부 지원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이 부담하는 육아(보육 및 유아교육) 비용은 줄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육아지원 예산의 문제는 두 가지로 집약된다. 예산투자의 적절한 규모 점검과 예산의 바른 활용에 관한 일이다. 우선 북유럽 국가들이 육아지원 예산으로 자국 GDP의 1~2% 정도 지원하는 사례를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GDP의 1%라면 10조원 정도가 육아지원으로 투자돼야 적절한 수준이다.

다른 하나는 예산의 활용 방안이다. 현재 가구 소득과 관련해서는 이미 중산층에까지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므로 이제는 실제적으로 결혼 초기 부모들이 육아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0세아 보육에서부터 무상 지원이 시작되어 1세아, 2세아 등으로 확대돼야 할 것이다. 다만 무상보육의 실시는 다른 많은 국가들에서와 같이 부모의 소득과 취업 형태에 따라 맞벌이 가구 등은 전일제 지원을, 부모 중 한 명이 낮 동안 육아가 가능한 경우는 반일제 지원을 기본으로 해 예산 활용의 효율화를 기해야 할 것이다. 

현재 육아지원 정책은 인프라 구축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상태로 이제 구축된 인프라들이 영유아들의 바른 성장과 발달을 위해 잘 작동되는지 지원하고 점검해야 하는 단계다. 즉, 사회가 제공하는 육아지원서비스란 영유아들이 바람직한 인성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한편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창의력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이스라엘 등에서는 영유아 창의력 개발을 위해 다양한 놀이를 통한 발달을 지원하고자 노력하는데, 왜 우리는 아직까지도 3R(글자 읽기, 쓰기, 셈하기)에 대한 몰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영유아들의 창의력을 없애는 가르치는 교육에 집중하고 있는지 안타깝다.

우리 어른들은 현재에 살기가 급급하다는 자신의 핑계로 곧 내일로 다가올 미래 인력 육성에 편견이 짙다. 역사적 선행 경험들에 기초하여야 하고,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야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이 서로 배려하며 사는 따뜻하고 살기 좋은 나라를 위해 영유아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되돌아보고 또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