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 시대, 여성 언론 날개 달다

1971년 12월 최초의 페미니스트 잡지 ‘미즈’(Ms.)의 창간 준비호가 ‘뉴욕’ 매거진에 삽입돼 배포된 지 30년이 흘렀지만 여성 언론의 상황은 아직 녹록지 않다.

세계여성미디어재단(IWMF: International Women′s Media Foundation)은 올해 20주년을 맞아 전 세계 60여 개국의 500여 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뉴스 미디어 업계 여성 지위에 관한 글로벌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522개 언론 기업의 정규직 여성 비율은 33.3%에 불과하다. 특히 평직원의 경우 여성이 41%를 차지하는 데 비해 최고 관리자 위치의 여성 비율은 27%에 불과해 아직도 언론계에 유리천장이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인터넷이 발달하며 여성들의 활동이 달라지고 있다.

주류 언론에서 배제됐던 여성의 목소리는 자유로운 인터넷 공간에서 날개를 달았고 여기에 최근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가 더해지면서 더욱 활발해졌다. 미국의 저명한 디지털 분석가인 브라이언 솔리스에 따르면 트위터 사용자의 57%, 페이스북 사용자의 57%, 플리커(Flicker) 사용자의 57%가 여성이다.

인터넷상 여성들의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여성 뉴스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이트도 증가했다. 여성 뉴스를 모아놓은 개인 블로그부터 전문 기자나 블로거를 고용한 본격적인 뉴스 사이트까지 다양한 여성 뉴스 사이트가 등장했다. 이를 통해 일부 계층과 지역에 제한됐던 여성 언론은 국경을 넘어서 전 세계와 소통하는 언론으로 발전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주목해야 할 주요 여성 뉴스 사이트를 소개한다.

FMF 뉴스와 미즈 블로그

미국 최대 여성 잡지 ‘미즈’의 자매 사이트

‘페미니스트 뉴스’는 1995년 1월 21일 ‘로 대 웨이드 소송’ 기념행사를 소개하면서 뉴스 발행을 시작했다. ‘로 대 웨이드 소송’은 1973년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최초의 판결로 화제를 모았던, 미국 대법원 역사상 가장 논쟁적인 소송 사건이다. 이어 같은 해 8월 28일부터 본격적인 뉴스 사이트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페미니스트 뉴스’가 기존 언론의 여성 뉴스를 모아 소개하는 사이트인 반면, 2010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출발한 ‘미즈 블로그’(http://msmagazine.com/blog)는 자체 블로거와 객원 필자들을 통해 칼럼에 가까운 본격적인 여성 시각의 뉴스를 생산하는 사이트다.

‘미즈 블로그’는 국내, 국제, 노동, 라이프, 미디어, 건강, 문화 등 9개의 카테고리에 따른 뉴스를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여성 비하 티셔츠 비판, 성폭력 후 경찰에 의해 수감된 리비아 여성 구명 등을 위한 온라인 청원 운동, 지난해 12월에 다양한 페미니스트 콘텐츠를 소개했던 크리스마스 카운트다운 등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IPS 젠더 와이어

남미·아프리카·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뉴스 타전

‘젠더 와이어’의 가장 큰 특징은 폭넓은 범위에 있다. 남북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각 대륙에 독립적인 지사를 가지고 있는 통신사의 섹션인 까닭에 이곳에는 전 세계에서 보내오는 다양한 기사가 실린다. 다른 여성 뉴스 사이트에서 소개되지 않은 여러 나라의 여성 현실과 여성운동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젠더 와이어’는 ‘국경을 초월한 페미니즘의 소통’을 실현하는 장이 되고 있다. 또한 불어, 스페인어, 독어, 일어, 아랍어 등 총 16개 언어로 번역된 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다.

뿐만 자매 사이트인 ‘테라비바’(Terraviva)는 제54회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와 세계사회포럼(WSF)의 공식 언론사로서 각각 ‘테라비바 10년’(www.ipsnews.net/1325)과 ‘테라비바 WSF’(www.ips.org/TV/wsf)를 개설해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여성뉴스네트워크

전 세계 여성 이슈 샅샅이 발굴

‘여성뉴스네트워크’는 지난해 가을 전면적인 사이트 개편을 통해 발전을 꾀했다. 그전까지 각종 언론에 소개된 여성 뉴스 스크랩이 많았던 것에 비해 자체적인 뉴스 생산의 비중을 현저히 높였다. 분야별 구독 기능, 트위터, 페이스북 등 10개 이상의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연동을 시작하는 등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춘 개편이 눈길을 끌었다.

‘여성뉴스네트워크’는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2008년 12월 ‘국제앰네스티 인권선언(Every Human Has Rights) 미디어 어워드’를 수상했고, 2011년에는 중앙아시아 특파원이 작성한 인도 시골 지역에서 마녀 재판으로 고통 받는 여성에 대한 기사로 ‘유엔인구기금(UNFPA) 라들리 미디어 어워드 등을 수상하는 등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위민스이뉴스

본격적으로 온라인상에 여성주의 저널리즘 구현

‘위민스이뉴스’는 1996년 여성 법률 지원 기관인 ‘나우 법률 소송 교육 기금’(NOW Legal Defense and Education Fund, 현 리걸 모멘텀)의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여성 언론의 필요성이 논의되면서 시작됐다. 1999년 상업 언론의 여성 관련 뉴스를 위한 자원 역할에 초점을 맞춘 ‘위민스이뉴스’의 설립이 공식 결정됐고, 시작하고 2년 후인 2002년 1월에 독립, 여성 인터넷 언론의 대명사로 자리 매김해 왔다.

이 사이트는 미국뿐만 아니라 해외 프리랜서 리포터들이 보내온 다양한 기사를 소개하며 이를 다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시카고트리뷴 등 다양한 매체에 제공하고 있다.

위민스이뉴스는 칼럼성 기사에 치우친 ‘미즈 블로그’나 통신사 섹션인 ‘젠더 와이어’와 달리 독립적인 여성 언론으로서 뉴스를 생산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매년 1월 초 선정하는 ‘21세기를 위한 21명의 리더’ 등 새로운 여성 리더 발굴을 위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위민 워치

유엔 및 관련 기구의 특화된 여성 자료와 뉴스

[img6]‘위민워치’(WomenWatch, www.un.org/womenwatch)는 유엔 시스템하에서 양성평등과 여성 권익 신장을 위한 다양한 뉴스와 자료를 소개하는 관문 역할을 하는 사이트다. 매일 쏟아지는 유엔 관련 뉴스 가운데 여성 뉴스만을 특별히 모아놓았으며 유엔 및 관련 기구의 다양한 여성정책과 각국의 여성 동향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체크가 필요하다.

‘위민워치’는 1995년 베이징 선언 이후인 1997년 글로벌 양성평등 이슈를 소개하기 위한 인터넷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유엔이 추진한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현재 유엔 여성(UN Women) 산하 ‘여성과 양성평등에 관한 인터 에이전시 네트워크(IANWGE)’의 태스크포스팀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유엔 회의, 젠더 주류화, 각종 통계, 새천년개발목표(MDGs) 등 유엔 관련 자료뿐 아니라 여성과 빈곤, 여성과 건강, 여성과 경제, 여성폭력, 분쟁지역 여성, 여성의 인권 등 24가지의 소주제로 분류된 다양한 여성 뉴스를 소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벤트 캘린더’ 메뉴에서는 유엔의 여성 관련 행사 일정을 자세하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