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에 도전해 꿈 실현
직원 14명 중 6명이 대학생
딜라이트는 저소득층 청각장애인에게 싼값에 보청기를 파는 사회적 기업이다. 직원 14명 중 대학생이 6명이다.
김정현 공동대표(25·가톨릭대 경영4)는 대학생 사회적 기업 동아리 ‘넥스터즈’에서 활동하다 2009년 9월 창업에 뜻을 같이 한 대학생 선후배들과 딜라이트를 창업했다.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정부의 청각장애인 보청기 보조금(34만원)이 시중 보청기 가격(150여 만원)에 터무니없이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접한 것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한국의 65세 노인인구 500만 명 중 약 40%인 200만 명이 난청을 겪고 있다”며 “정부 지원 금액인 34만원에 보청기를 판매한다. ‘혼자만의 감옥’에 갇힌 난청인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딜라이트는 표준형 보청기를 개발하고 유통비용과 생산원가, 이익을 줄였다. 월 매출액은 1억∼1억5000만원선.
이들은 지난해 경기도 부천시 가톨릭대학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했다. 고용노동부가 주최하는 2010 소셜벤처경연대회 청년창업 부문 대상도 받았다. 원준호(25·연세대 경영3) 공동대표는 “창업 후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다”며 “학생이란 위치는 잠재력도 있지만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사업 파트너들의 편견도 있었으나 조금씩 신뢰를 쌓아갔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반신반의하며 보청기를 샀는데 성능이 시중 보청기에 뒤지지 않는다는 내용의 감사 편지를 받을 때면 뿌듯하다”며 웃었다.
트리플래닛은 최신 IT 기술을 응용해 사업을 벌이는 기업이다. 김형수(24·한동대 언론정보3) 대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정부와 기업 광고 콘텐츠로 가상 나무를 키운 후 자신이 심고 싶은 장소를 지정하면 환경단체에서 실제로 나무를 심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공식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공부의신은 TV 출연을 통해 ‘공부의 신’ ‘공부의 제왕’이란 별칭이 붙은 강성태(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졸업)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대학생들의 재능 기부로 제작된 강의 수익으로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친형 멘토링’을 제공하는 서울형 사회적 기업이다.
현재 함께일하는재단과 희망제작소, SK사회적기업단 세상, 하자센터 등에서 사업계획서 작성을 포함한 창업 교육이나 공모전을 통해 청년층을 대상으로 사회적 기업 창업을 지원한다. 함께일하는재단은 소셜벤처인큐베이팅센터를 세워 공모를 통해 선발한 10개 청년 사회적 기업에 대해 27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창업을 돕고 있다.
희망제작소 등 청년기업 지원
대학생 사회적 기업이 속속 생기는 이유는 뭘까. 함께일하는재단 정상훈 소셜벤처인큐베이팅센터장은 20대 사이에서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로 4가지를 들었다. 우선 안정된 직장에 진입하기 위해 ‘취업 스펙 쌓기’에 골몰하는 세태에 대한 회의다. 경제적 풍요 외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제약조건 없이 열정을 다해 일하고 싶은 자아실현 욕구, 시장만능주의와 양극화에 대한 저항의식, 하버드대 재학 중 페이스북을 탄생시킨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한 성공적인 청년 기업가들의 성공 등도 그가 꼽는 이유다.
이들이 사업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무척 크다. 실패 시 패자 부활도 어렵다. 정 센터장은 “대학생 벤처기업가들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쌓아야 한다”며 “특히 초기 성공 경험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