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지수’ 낮추지 않곤 저출산 해결 없다
‘고통지수’ 낮추지 않곤 저출산 해결 없다
  • 이은경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10.09.17 10:46
  • 수정 2010-09-17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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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100세 시대, 대한민국 여성 평생 생애계획 보고서’에서 ‘고통지수’ 첫 제시
20대·인천·강원 지역 여성들 고통지수 가장 높아
응답여성 78.5% “정책에 여성 요구 반영하지 않아”

 

어린 두 자녀를 돌보느라 기진맥진한 어느 30대 여성. 이번 조사에서 여성들은 가사·양육 전담을 최대 고통으로, 건강을 최고의 행복 요건으로 꼽았다. ⓒ정대웅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어린 두 자녀를 돌보느라 기진맥진한 어느 30대 여성. 이번 조사에서 여성들은 가사·양육 전담을 최대 고통으로, 건강을 최고의 행복 요건으로 꼽았다. ⓒ정대웅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살아가며 느끼는 고통의 정도가 상당히 높아 이것이 직접적인 저출산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여성신문과 한국정책과학연구원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10대부터 70대까지 전국 1000명 여성을 대상으로 9월 6일부터 이틀간 저출산·사회진출·돌봄문화를 중심으로 삶과 의식을 여론조사 한 결과 드러났다 (100세 시대, 대한민국 여성 평생 생애계획 보고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허용오차는 ±3.0%p다.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한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고통의 정도를 개량화한 ‘고통지수’가 처음으로 제시됐는데, 한국 여성의 고통지수는 평균 ‘1.46’으로 나타났다. ‘고통스럽다’의 비율을 ‘고통스럽지 않다’는 비율로 나눈 고통지수는 ‘1’이면 ‘고통스럽다’와 ‘고통스럽지 않다’의 비율이 동일한 것이고, ‘1’보다 크면 ‘고통스럽다’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세대별 고통지수는 20대 이하가 최고, 60대 이상이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인천·강원 지역이 ‘3.34’로 가장 높고, 충청권과 호남·제주권이 ‘1.0’으로 가장 낮았다. 여성에게 고통을 주는 요소는 가사·양육의 전담(38.2%), 경제적 어려움(27.1%), 일방적 희생 강요(15.3%)순이다. 반면 여성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행복의 요소로는 건강(55.4%), 경제적 여유(19.3%), 화목한 가정(10.4%), 자아존중감(5.0%), 자녀(4.3%), 성공(3.2%)이 꼽혔다.

저출산에 대해선 응답 여성 중 2.5%만이 ‘모른다 또는 무응답’ ‘기타’로 답변을 유보했을 뿐, 97.5%가 원인에 대해 확신하고 있었다.

즉 육아·교육비 부담(54.8%), 육아 전담(16.6%), 힘든 육아 환경(15.0%), 결혼·출산보다 일 우선(11.1%) 순으로 저출산 원인을 짚었다. 특히 저출산 대책과 관련한 정부 대응에 대해선 ‘전혀 여성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 33.8%, ‘별로 반영되지 않았다’ 44.7% 등 78.5%가 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성들이 원하는 출산 장려 지원책은 자녀 교육비·양육비 지원(44.8%)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단축근로제 시행(5.1%)보다 아동수당 또는 출산수당 등 현금 지급(9.4%)을 더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 여성 중 상당수(56.6%)가 산후조리원과 도우미 이용 시 건강보험 적용을 원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아이 양육을 스스로 할 수 없을 경우 여성 대부분(70.9%)이 친정이나 시집 부모에게 아이를 맡기길 원했고, 아이나 노인 돌봄 비용으로 월 100만원 이하면 감당할 만하다는 의견도 85%에 달했다.

이번 설문조사 연구를 총괄한 김형준 한국정책과학연구원장(명지대 교수)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여성의 세기라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여성의 지위는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통념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여성의 핵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진정한 선진화를 이룰 수 없으며, 복지의 개념도 시혜적·선별적 복지를 벗어나 전 계층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복지로 가야 함을 알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방법으로 정책 수요자인 여성을 세대별·계층별·지역별로 나누어 세분화한 후 이에 따른 ‘맞춤’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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