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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마스트리트 대학에서 국제법을 가르치는 테오 반 보벤 교

수(64)의 이름이 우리나라에 알려지게 된 것은 92년 무렵이다. 그가

유엔인권소위원회 특별보고관으로 임명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면서였다. 그는 “중대한 인권침해 피해자에

대한 배상기준”을 제목으로 한 이 보고서에서 일본정부의 위안부에

대한 국제법적 배상의 책임을 촉구했다. 이것이 국제사회에서 일본

의 배상책임을 권고한 첫 공식보고서였다. 그의 보고서는 그후 쿠마

라스와미 보고서와 최근의 맥두걸 보고서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현대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반 보벤 교수가 위안부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게 된 데는 자신

의 경험과 연관이 있다. 그는 네덜란드가 독일의 식민지였을 때 청

년기를 보냈다.

반 보벤 교수가 우리나라를 정식으로 안 것은 유엔보고서를 작성할

무렵이었고, 이 때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그리고 지난 9월16일 두번

째로 한국을 찾았다. 세계인권50주년을 기념해 국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모임(대표 이미경 의원)에서 마련한 국제세미나 참석차 들

른 것이다. 한국방문 두번째인 반보벤 교수를 그가 머물고 있던 홀

리데이인 서울 호텔에서 17일 만나 잠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국제사회에서도 일본의 공식사죄를 촉구하는 분위기임에도 불구하

고 일본은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 내부 움직임이 선행돼야 합니다. 배상하자

는 운동이 일본내에서 활발히 일어나야 해요. 바로 그 같은 운동에

는 외부 지지세력이 필요하구요. 그 지지세력이 유엔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유엔이 일본에 촉구를 해도 대답하지 않을 수 있어요. 대답

은 곧 책임이니까요. 제가 지금 일본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건 일

본의 반성이‘너무 늦고, 너무 적다’는 것에 유감이라는 사실입니

다.”

-전쟁중 여성의 인권은 무참히 짓밟히고 있습니다. 성고문과 조직적

인 강간 등 심한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여성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여성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국제법은 적은게 현실입니다. 가장

근본적으로는 무력충돌을 막는 일입니다. 무력충돌시 강간은 군인이

나 경찰에 의해 자행됩니다. 이들에게 훈련을 시키고 인간의 권리를

존중하게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게 현실적입니다.”

-지난 7월17일 로마에서 채택된 상설국제형사재판소 설립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00년 설립될 국제형사재판소의 전

망은 어떻습니까. 거기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거론할 수 있을까요.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일본을 처벌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지금 로

마에서 2000년까지 만들려고 하는데 이 재판소는 미래를 재판하는

거지 과거를 재판하는 건 아닙니다. 유일한 대안은 일본내에서 해결

해야 해요. 독립단체에서 조사기관을 만들어 그 당시 어떤 일을 했

는지를 조사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사람들을 감옥소에 보내는 건 바

람직하지 않아요. 사실을 밝히는 측면에서 책임자를 밝혀내자는 거

죠.”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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