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벌어진 여성노동계의 대사건인 ‘동일방직 똥물사건’을 소재로 한 재독작가 송현숙 화백의 작품 ‘인천방직 사건’(1979년)이 한국에 왔다. 도쿄경제대 교수로 재직 중인 서경식 교수가 2006년 독일 방문 당시 송 화백에게서 구입한 이 그림을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상임대표 김숙임·이해동)에 위탁한 것이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평화박물관에서 전달식이 열렸다.

평화박물관측은 서경식 교수가 위탁한 이 작품을 실사 크기로 출력한 두루마리 사본을 동일방직 여성노동자 7명에게 건넸다. 이들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부당해고에 항의하며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동일방직 똥물사건’은 70년대의 대표적 노조탄압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78년 2월21일 동일방직 노조의 새 지부장 선출 현장에 회사측이 고용한 깡패들이 난입, 그곳에 있던 여성조합원들에게 똥물을 뿌린 사건이다. 당시 언론들은 이 사건에 침묵했고, 현장을 찍은 사진자료조차 없었다. 당시 독일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던 송현숙씨가 이 사건을 듣고 현장을 상상하며 그린 작품이 ‘인천방직 사건’이다.

전달식에 참여한 조화순 목사는 “나를 인간으로 만들고 목사로 만든 게 바로 동일방직 여성노동자들이었다”며 감격을 전했다.

복직 투쟁을 계속 중인 최연봉씨는 “내가 바라는 명예회복은 공문서 한장이 아니다. 복직돼 내 손으로 직접 사직서를 쓰고 퇴사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들은 조만간 동일방직 여성노동자 부당해고 3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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