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의 계절’ 9월에 들어서자마자 정치권에 ‘남생각해주기’가

유행이다. 전두환 노태우 사면설이 그것이다. ‘역사바로세우기’란

명목으로 없던 특별법을 만들어 전대통령을 급히 가두었던 때가 엊그

제 같은데 말이다. 그것도 전세계에 유례가 없을 법한 한꺼번에 두

명씩이나. 그때는 정말 어느정도 역사가 바로 돌아가는 줄 알았다.

김영삼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사정과 개혁의 기치아래 ‘과거청산’을

주도할 때도 두 전직대통령의 비리문제는 성역이었다. 동화은행 사건

수사때도 이미 노태우대통령의 비자금이 발견됐다는 설이 나돌았으나

덮어버리고 말았다. 이후 검찰도 두 대통령의 경우는‘처벌할 수 없

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던 것이 갑자기 12.12사태와 5.18계엄

확대 광주사태진압 등의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어 결국 구속까지 이

르렀던 것이다. 눈치빠른 국민들은 결과를 알고 있었다. 구속당시도

시중에서는 김영삼대통령 임기전에 사면해줄 것이라는 말들이 돌았

다.

그러나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신한국당은 1일밤 회의끝에

부랴부랴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보냈다.

‘전·노 추석전 사면 대통령께 건의’라는 내용이었다. 이미 8월말

KBS와 동아일보 합동 TV토론회에서 이회창후보가 모두 사면의 필요

성을 제기했기 때문에 선거전에 될 것이란 예감은 들었다. 그러나 그

간에 한 말이 있어 갑작스런 사면건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아무

리 정치인의 말바꾸기는 손바닥 뒤집기이긴 하지만. 이회창후보의 말

의 변화를 보자. 지난5월1일 중앙일보 주최 토론회에서 “법원판결

이 난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대법관 출신인 내가 이를 말하는 것은

사법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하고 못을 박았고 이 기조는 7월22일

일간지와의 인터뷰까지 그냥 유지됐다. 그러다가 KBS토론회에서 “사

회대통합을 위해 할 수 없다는 말은 않겠다. 그러나 시기는 신중히

해야한다”고 ‘시기상조론’을 펴는 듯 싶더니 며칠뒤 갑자기 ‘추

석전 건의’로 진전됐다. 다음날 김대통령이 이에 대해 “추석 전엔

안된다”고 밝혀 스타일을 구기긴 했지만. 덧붙여 “두 대통령에

대한 사법조치의 역사적 개혁적 의미를 도외시하고 정치적으로 결정

될 일이 아니다”라며 여·야 후보 모두를 겨냥하면서 자신이 한

일의 의미를 부각시키기까지 했다.

더 놀라운 것은 김대중후보의 태도변화다. 전·노 두대통령의 탄압

으로 정치인으로는 최대피해 자임을 내세우는 DJ가 신한국당 결정에

앞서 1일 낮 SBS프로에 나와 “잘못한 사람이 사과하지 않는다고 용

서하지 않는다면 보복으로 보일 수 있다”는 조건없는 사면을 주장

했다. 김후보는 5월에 “먼저 국민앞에 사죄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

다”고 ‘선사죄론’을 폈고 이 논리는 7월 대구지역 언론인 간담회

에서도 “정부가 사면을 시행한다면 반대하지 않겠다. 그러나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할 때까지 유지됐다. 그러던 것

이 갑자기 “김대통령 임기중 사면을 단행, 동서화합의 길이 열리도

록 해야한다”고 선사죄요구가 없어져 버렸다. 김종필후보의 경우는

“때가 되면 국민이 용서하자고 할 때 순리에 따라 은전을 베풀면 된

다”는 식으로 예의 미적지근한 반응이었고 조순후보는 나서자마자

“과오는 인정하지만 국민화힙을 통한 나라발전과 나라의 체면을 위

해 사면해야한다”고 적극적인 사면론을 폈다. 차기대통령이 되겠다

고 나선 네후보의 말만을 들어보면 이미 사면은 대세이고 시기조절만

남은 느낌이다. 원칙부터 다시 생각해보자.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

한이다.

후보들이 거론할 성질이 아니다. 대한변협은 사면반대성명에서 “한

보사건의 최종적인 책임자일 수 밖에 없는 김대통령이 정경유착의 상

징적 전례인 전,노 비자금 사건을 사면할 깨끗한 손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그렇다면 누가 할일인가.결국 국민들

이 할일이다. 국민은 영남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표밖에 보

이지 않는 대통령후보라도 최소한의 원칙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모

두들 국민을 팔지만 국민의 대다수는 아직은 용서해줄 마음은 아니

다. 한 후보라도 사면반대를 주장할 수는 없는지. 적어도 "내가 대통

령이 된 다음에 사면하겠다"는 주장정도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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