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는 6년 만에 최고치 ‘행복한 고민’
가계대출금리 4년 만에 최고 ‘보고 또보고’
지난달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5.28%로 8월(5.11%) 대비 0.17%포인트 상승했다. 때를 같이해 대출 평균금리 또한 연 6.70%로 8월에 비해 0.14%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예금·대출 이자 동반 상승
은행에 예금을 붓고 있는 예금자들은 지난 8월 연 5.05%였던 순수 저축성예금 평균금리가 연 5.24%로 뛰면서 받게 되는 이자가 늘게 됐다. 이는 2001년 7월(연 5.57%) 이후 6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정기예금(+0.19%포인트), 정기적금(+0.04%포인트), 상호부금(+0.03%포인트) 및 주택부금(+0.01%포인트) 금리가 모두 8월에 비해 상승했다. 특히, 은행의 특판 예금이 경쟁적으로 늘어나면서 금리가 6.0%를 넘는 고금리 정기예금의 비중도 5.5%로 전달보다 0.3% 높아졌다.
이와 함께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이 주식·펀드 등으로 이탈하는 등 수익성 악화 상황을 탈출하고자 은행이 양도성예금증서(CD)나 은행채 발행을 늘리면서 CD나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의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도 연 5.32%로 상승했다.
이와 달리 가계대출금리는 연 6.51%에서 6.66%로, 기업대출금리는 연 6.59%에서 6.74%로 각각 0.15%포인트씩 상승했다. 특히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가계대출금리는 2003년 4월(연 6.84%) 이후 최고치다.
신용대출금리(+0.19%포인트), 예·적금담보대출금리(+0.15%포인트), 주택담보대출금리(+0.14%포인트) 및 보증대출금리(+0.05%포인트)가 모두 전월에 비해 올랐다.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것은 지난 7월과 8월 한국은행의 콜금리 목표치가 연속적으로 오르면서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CD 금리 등의 시장금리가 연 5.10%(8월)에서 5.35%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당시 이자율 5.8%) 5000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를 예로 들면 한달에 6만원 정도 이자를 더 내야 하는 셈이다.
가계대출 최소화하는게 최선
불가피하게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생활비·학자금 등을 이유로 신용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창수 하나은행 재테크팀장은 “콜금리 인상의 여파와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불안정 등으로 금리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계대출을 최소화하되, 불가피하다면 금리상한대출 상품이나 고정금리 상품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현재 대출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은행 상품들을 구석구석 찾아보면 최고금리가 일정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정해놓은 ‘금리상한대출’ 등 이자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는 것.<표 참조>
우선, 지난 5월 출시된 하나은행의 ‘이자안전지대론’이 대표적이다. ‘이자안전지대론’은 시장금리가 상승하더라도 대출 신규시점 금리보다 상승하지 않고 시장금리 하락시는 이자율이 최대 1%까지 떨어지는 상품이다. 설정기간은 3년에서 10년까지이며 원리금분할상환대출은 3년에서 최장 30년까지 가능하다. 단, 금리상한 보장기간 3~5년 이후엔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우리은행의 경우 아파트 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입주자안심론’을 판매하고 있다. 입주자금대출(집단대출) 고객이 0.3~0.5%포인트의 옵션금리를 부담하면 계약시점의 금리를 3년 또는 5년 동안 고정해준다.
이달부터는 다른 은행들도 금리상한선 대출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기간별로 금리 상승폭을 제한한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이달 중순께 내놓을 예정이다. 상한 설정기간 1년은 0.25%포인트, 3년은 0.50%포인트, 5년은 1.00%포인트, 10년은 1.50%포인트로 상승폭이 제한된다. 설정 수수료는 기간에 상관없이 대출금의 연 0.1%로 타 상품에 비해 현저히 낮다.
농협도 이르면 이달 중에 가칭 ‘금리안심론’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금리안심론’은 금리가 최초 대출시점 이상으로 오르지 않는 상품. 이 역시 하나은행의 ‘이자안전지대론’처럼 금리 하락시에는 이자율이 떨어진다. 설정기간은 3년과 5년이며, 3년은 0.3%포인트, 5년은 0.4%포인트의 가산금리 설정수수료가 부가된다.
국민은행 역시 고객이 금리 상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을 12월께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은행권뿐만 아니라 보험업계에서도 금리 인상폭을 제한하는 대출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