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보다는 학생중심의 교육으로 변화
여성공학도로서 정체성·미래인력 키워

"성인지 관점이 도대체 뭔가요?"

"교육은 공평한데 왜 남녀를 구분해서 굳이 다르게 교육해야 하지요?"

"실제로 구분한 교육이 가능합니까?"

교육인적자원부와 산업자원부가 공동으로 '여학생 공학교육 선도대학사업(WIE:Women into Engineering Program)'을 기획하고 예산을 확보하고 공모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이 사업은 공과대학 여학생들의 역량을 개발하여 산업계·연구기관 등 현장에서 필요한 멀티플레이어형 여성 산업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선도대학사업의 1차연도 결과 발표를 겸한 공동 워크숍이 지난주에 있었다.

공과대학 여학생의 특성을 고려해서 성인지 공학교육 시스템을 개선하고 현장 적응력 향상 프로그램과 산학협력 및 취업촉진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들이 지난 1년 동안 5개 대학에서 이루어져 왔다.

5개 선도대학은 교육환경과 조건에 따라 남녀간에 학업성취도 및 애로사항이 다름을 발견하고, 그동안 간과되었던 공대 여학생의 애로사항을 찾아내 여학생들의 교육 참여와 만족도, 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교수법과 교과목을 개발하였다. 놀랍게도 이러한 교수법들을 사용한 결과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을 동료로 인식하게 되고, 여학생들도 전공분야에 자신감이 커지는 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그 밖에 여학생들이 현장에서 유능한 산업인력으로 활동하는 데 필요한 리더십, 프리젠테이션 등 소프트스킬 능력과 기계 및 프로그램 조작 등의 전공분야 능력에 대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개발·운영 중에 있다.

또한 교육과정 중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성차별 요소를 인식하고 이를 수정하려는 의도적인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 여성학, 심리학, 교육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 전문가들이 공학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기존에 가르치던 강좌를 다시 살펴서 공학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WIE 사업은 공대 교육의 관점을 교수보다는 학생 중심으로 변화시키고, 교수와 학생 상호간, 남녀 학생 상호간의 이해와 대화의 통로를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교수 학습방법 및 참여 제고방법 등이 제시되고 있다.

이 사업을 시작으로 그동안 공학계 내의 사회적, 문화적 소수자이며 주변인으로 머물러왔던 여성공학도들이 자신감을 갖고 공학자로서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면서 미래의 연구인력, 산업인력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제 교육과 관련해 해외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런 사업의 성과를 잘 만들어서 해외로 수출하자는 참여교수님의 포부가 조만간 현실로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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