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화들짝 범여권은 속웃음
"북한핵문제 해결"엔 한 목소리
범여권 주자들은 남북정상회담이 연말 대선에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최대한 활용하려 애쓰는 모습인 반면,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경선후보측은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저마다 자신의 '기여도'를 내세웠다.
특히 지난 3월 당 동북아평화위원장 자격으로 방북했던 이해찬 전 총리의 경우, 남북정상회담 정국에서 다른 범여권 대선주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반사이익을 얻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총리가 3월 방북 당시 북한 최고위급에 남북정상회담 개최의 필요성을 거론했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를 강력히 권고한 것이 회담 성사의 밑거름이 됐다는 '역할론'이 퍼지고 있는 것.
이 전 총리 또한 정상회담 성사가 발표되자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마련되기까지 남북간 대화와 소통, 상호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기여한 것에 대해 당 동북아평화위원장으로서 보람을 느낀다"며 지난 3월 방북을 상기시켰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당초 잡힌 일정까지 취소한 채 범여권 경선 및 연말 대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세우고 선거전략 수정에 골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지사는 "지난 5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6·15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2차 정상회담을 조속히 개최해 한반도 평화선언을 구축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피력했다"면서 정상회담 개최가 자신의 기존 주장이었음을 강조했다.
지난 5월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 2차 방북단을 이끈 김혁규 의원 역시 "3개월 전 평양에서 북한 당국자들과 만나 구체적으로 남북경제공동체를 황해도에 건설하자고 제안했고, 북측이 좋다고 했다"고 밝혔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2005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간 6·17 면담을 부각시키며 그때의 합의정신이 이번 회담에서 구체화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반면, 한나라당 박근혜 이명박 후보측은 정상회담 무조건 반대시 닥칠 수 있는 '역풍'을 우려, '조건부 찬성' 입장을 보이면서도 정략적 의도에 대해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북한을 개방할 수 있다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지만, 이 후보측 박형준 대변인은 "정상회담 추진과정의 투명성에서도 한 점의 의문이 없어야 하며, 어떤 정치적 조건이 전제되거나 뒷거래가 있었다면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근혜 후보는 직접적인 언급 없이 김재원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정상회담을 정략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한다"고 밝혔다.
양 캠프 내부에서는 부정적인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박 후보측 최경환 종합상황실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드디어 한국 대선판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이 후보측 주호영 비서실장도 "정상회담을 대선에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