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성들이 변하고 있다. 지난 10월의 선거에서 사상 유례없이 많은 여성들이 입후보했고 또 의회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운동 단체들은 이것이 전체 일본 여성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여성인권을 위한 법 개정 압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움직임을 <위싱톤 포스트>지, AP통신 등의 세계 주요언론의 기사를 종합해 전한다.

지난 10월 총선시 사상 유례없이 많은 여성 입후보

전세계 여성들중 가장 높은 교육을 받았지만 사회진출은 극히 저조할 정도로 전통적 가부

장적 인습에 얽매여 있다고 알려져 있는 일본 여성들. 이로 인해 여성노동력의 힘은 미약하

고 따라서 낮은 임금과 파트타임의 일자리를 감수해야만 한다. 기실 1945년 여성이 참정권

을 획득한 이래 여성 정치력을 은연중 저지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공직에 진출하는 여성

은 극히 드물었다. 1950년 이후 일본에서 가장 강력한 입법기관인 중의원 여성진출율은 2%

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여성문제에 대한 최근의 의회 책임자는 69세의 남성.

그런데 지난 10월의 총선이 상황을 급변시켰다. 이 총선엔 1백53명의 여성들이 입후보했는

데, 이 수치는 총 입후보자의 10%에 해당한다. 또 46년 이후 선거에 있어 최대 수치이며,

아울러 여성 입후보자의 수가 1백인을 넘어선 첫번째 경우이기도 하다. 비록 이들중 5백석

의 중의원에 23명이 진출했지만, 이는 지난 번 선거의 2배수이다. 무소속으로 입후보해서

의석을 획득한 쉬나코 트수키야 의원은“일단 남성이 의회에 진출하면 여성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AP통신사 기자에게 꼬집기도 했다. 여성 정치력의 상승

분위기에 힘입어 현재 일본 여성들이 가장 절실히 바라는 것은 여성 사회진출의 활성화와

이에 따른 유리한 여건 형성. “내 주위에선 온통 자신의 일에 대한 흥미와 열정으로 가득

찬 여성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도쿄에서 선출된 관료인 수미코 코에다 씨는 <위싱톤 포

스트>지에 말하기도. 코에다 씨가 언급한 이런 에너지로 가득찬 여성들 중엔 부당하리만치

저임금으로 공장에서 20년간 봉직해온 그 자신의 어머니도 포함된다.

북경회의 이후 후속 모임 활발

많은 일본 여성들은 95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4차 유엔 세계여성회의를 여성들의 조

직적 정치운동의 시발점으로 본다. 이 회의엔 5천여명의 대규모 일본 여성들이 참석했었다.

이로 인해 새로운 여성그룹들이 조직되기 시작했고, 그들중 한 그룹은 여성정책들을 적극적

으로 촉구하는 일련의 시위를 유도한 회의를 지난 가을 열기도 했다. 여성운동가들은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좀 더 많은 여성들이 정부기구들에 진출할 수 있도록 여성들에게 끊임

없이 용기를 주는 한편, 정부에 압력도 계속적으로 가할 것임을 굳게 다짐하고 있다. 이들

신생 여성운동 그룹의 리더중 하나인 미추코 와타나베 씨는 “결국 유능한 정치인이 되는

것은 전형적인 ‘좋은’일본 여성과는 대치되는 길인 것이다”는 말로써 전환기에 선 일본

여성들의 현재를 대변해주고 있다.

<박이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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