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인권 이슈의 환기와 사회변혁의 주체

여성신문은 무엇보다 친족·아동·장애여성 성폭력 문제를 크게 드러냈다. 이는 창간호에서 성폭력을 피하기 위해 가해자의 혀를 깨물어 구속된 변월수 사건을 그가 이듬해 무죄판결을 받기까지 집중 조명한 이후 계속된 작업이었다. 일련의 시도는 1993년 성폭력특별법이 제정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부계 혈통을 중심으로 한 호주제를 여성 인권과 권익을 저해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판단, 2005년 3월 호주제가 폐지될 때까지 여성계와 연대해 호주제 폐지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함으로써 호주제 폐지 여론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또한, 98년 70세 할머니가 90세 남편을 상대로 제기한 이혼소송에서 패소한 것을 계기로, 황혼이혼이 일생 억압적 결혼생활에 고통받아온 여성노인의 여성인권 문제임을 천명했다. 일련의 시도는 지난해 법무부가 발표한 이혼·상속시 여성의 기여도를 50% 인정하는 민법 개정안이란 성과로 이어졌다.

여성신문의 역할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여성정치세력화 운동이다.

91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생활정치’와 ‘성 주류화’를 기치로 내걸고 여성후보를 적극 발굴하고 지원함으로써 현재 국회·지방의회 여성의원 14% 성과의 원동력이 됐다. 더불어 주류 남성정치인들의 여성의식과 여성정책관도 ‘여성의 눈’을 잣대로 엄밀히 점검해 왔다. 특히 97년 대선부터 여성계와 연대해 대통령후보 초청 TV 여성정책 토론회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왔고, 결과적으로 이 토론회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받은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97년 김대중 후보, 2002년 노무현 후보 당선).   

■ 다양한 여성들의 연대와 교류의 장… 여성리더십의 산실

각계각층 여성들을 신문 지면을 통해 연결해온 여성신문은 2000년대부터는 여성인력풀을 구성하는 ‘1만 여성리더 프로젝트’,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미지상) 등 한층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여성리더들의 산실과 교류의 장 역할을 해오고 있다. 

특히 ‘강금실 여성 첫 법무장관과의 만남’ ‘김영란 여성 첫 대법관의 취임을 축하하는 모임’ 등 유리천장을 깬 여성들에 대한 축하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여성들의 연대의식을 북돋워 왔다.

■ 블루오션 사업 개척… 양성평등 대중문화 만들어가

여성신문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양성평등에 기반한 창의적 사업들을 꾸려내고 이를 성공시킴으로써 우리 사회 대중문화에 양성평등 의식을 불어넣어왔다는 것이다.

91년, 여성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노래한 ‘열린 음악회’를 기획 공연해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는 후에 KBS-TV ‘열린 음악회’의 모태가 되었다. 94년, 유엔 ‘세계 가정의 해’를 맞아 정무(제2)장관실과 공동으로 제정한 ‘평등부부상’은 이제 지자체에까지 널리 전파돼 우리 사회에 ‘평등부부’라는 말을 대중화시켰다.

2001년부터 시작, 7회차까지 개최되면서 2만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대회로 성장한 ‘여성마라톤대회’, 10대부터 80대까지 전 여성세대가 함께 열광하는 ‘여유만만 콘서트’는 여성신문의 대표적 양성평등 가족문화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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