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용 선거구제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일부에서는 여성의 정치 입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이야기하지만, 개인적 의견으로는 전용 선거구를 만들어 남성과 여성의 영역을 분리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차별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역설적으로 여성전용 선거구제가 남성전용 선거구제를 불러올 것”이라는 한 방송인의 글에 공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여성전용 선거구에서 당선된 여성 의원들이 늘어나면 여성의 정치적 힘도 커지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여성만의 선거구에서 당선된 여성 의원은 결국 일부 몰지각한 남성 의원들에게 여성들만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마이너리거’로 취급당할 것이다.

과거 추미애와 강금실이 당당히 자기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 남성들이 지배해온 기형적 정치판과 공직세계에서 남성과 맞서 실력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제2의 추미애와 강금실 역시 여성전용 선거구에서의 승자가 아닌, 남성과 실력으로 맞서는 당당한 여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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