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내 현재 필자가 몸담고 있는 이사실은 한국을 비롯한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몽골에다 파푸아뉴기니, 사모아, 솔로몬제도 등 태평양 섬나라 8개국, 그리고 아프리카의 세이셸이라는 섬나라까지 합해 총 14개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7월 12일 영국 BBC방송을 통해 경사스런 소식이 전해졌다. 다름 아닌 이곳 이사실 소속인 남태평양 중앙의 작은 섬나라 바누아투(Vanuatu)가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혔다는 것이다. 이는 영국 신경제재단(New Economics Foundation: Nef)이 전 세계 178개국을 대상으로 삶의 만족도, 평균 수명과 행복, 생존에 필요한 면적과 에너지 소비량 등의 환경적인 여건만을 종합해 산출한 ‘행복지수(Happy Planet Index)’를 조사한 결과다. 소규모 농업과 관광산업이 경제기반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바누아투는 인구는 20만 명이 조금 넘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400달러 수준인 가난한 섬나라다.

개인적으로 세계 1위, 그것도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를 대표하는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으니, 필자에겐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자 그야말로 행복한 소식이었다. 세계 233개국 중 경제규모로 보면 207위로 최하위 그룹에 속하는 바누아투 국민이 이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라도 했겠는가? 한편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들로 알려진 주요 선진국들은 예상 밖으로 모두 중하위권에 머무르는 부진함을 보였다.

독일은 81위, 일본은 95위, 영국은 108위에 그쳤으며, 이들 중에서도 가장 부유한 나라인 미국의 경우 이보다도 훨씬 떨어지는 150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선진국 국민의 생활수준은 눈부시게 향상됐지만, 행복한 정도는 획득한 부와 높아진 생활수준에 훨씬 못 미침을 보여주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는 경제적 성장만으로는 인간 삶의 궁극적 목표라 할 수 있는 행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 경제성과연구소(London School of Economics’ Centre for Economic Performance)의 웰빙프로그램 소장인 라야드(Layard)는 행복지수에 대한 BBC뉴스에 대해 ‘경제성장을 위해 행복의 주된 요소인 인간관계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반세기 동안 국민이 밤낮없이 열심히 일한 덕분에 빈곤의 굴레를 떨쳐버리고 2005년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그러면 오늘의 우리는 예전에 비해 더 행복해졌을까? 물론 그렇다고 말할 분도 있겠지만, ‘차라리 옛날이 좋았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적지 않으리라 짐작된다.

신경제재단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의 행복지수는 이러한 상황이 감안이라도 된 듯 이집트, 터키, 덴마크, 브루나이, 조지아에 이어 중하위권인 102위를 차지했다.

고달픈 일상사 탓인지 우리는 주변에서 가장 빠르게 부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능성은 비록 낮지만 복권 당첨을 꿈꾸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러면 로또와 같은 복권 당첨이 과연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실상 횡재로 인한 물질적 행복감은 1~2년이면 대부분 사라지고, 정겨운 친구들을 잃거나 때로는 삶에 대한 욕구와 미래의 성취욕마저 상실되어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더 불행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거액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경우 열에 일곱은 오히려 당첨되기 전보다 더 불행해졌다고 하니, 노력을 들이지 않은 횡재가 인간의 궁극적 행복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반대로 행복한 인간관계를 통한 심리적 충족감이나, 인생에 대한 건설적인 성취욕이 개인에 있어서는 보다 지속적인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영어로 현재는 ‘프레즌트(present)’ 라고 한다. 그런데 이 단어는 ‘선물’ 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현재야말로 가장 소중한 선물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봐도 지나친 해석이 아닐 것이다. 지금의 나는 미래의 목표만을 중시해 현재를 앞날의 발판 정도로 여기거나 잠시 거쳐 가는 정거장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성취감에서 얻어지는 인간의 행복을 고려해 볼 때, 현재에 안주해서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앞만 보고 달려서 얻는 미래가 과연 행복할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중요한 건 그것이 무엇이 되었건 지금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되, 그 과정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들을 음미할 줄 알고, 또 소중히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의 자세일 것이다. 지금 현재에 최선을 다한 순간들이 쌓이다 보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올 것이며, 또 무엇보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적어도 그렇게 하고자 하는)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긍정적인 평가가 자기 인생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 않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을 마치 경주라고 생각하는 듯해요.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려고 헉헉거리며 달리는 동안 주변에 있는 아름다운 경치는 모두 놓쳐버리는 거예요. 그리고 경주가 끝날 때쯤 자기가 너무 늙어 버렸다는 것을,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에 나오는 이 여주인공의 말을 오늘 한번쯤 되새겨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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