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정예로 에너지 위기 돌파구 찾는다
소수 정예로 에너지 위기 돌파구 찾는다
  • 박경민 객원기자 km102@hanmail.net
  • 승인 2006.05.19 13:27
  • 수정 2006-05-1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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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에너지·원자력·항공우주 분야

에너지·원자력·항공우주 분야는 우주와 신에너지 개발의 필요성에 따라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학문이지만 여성 인력의 진출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04년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에너지·원자력공학 관련 학과를 설치한 4년제 대학은 서울대, 한양대를 비롯해 6개교이며, 재학생 총 935명 중 여학생은 77명(8.2%)으로 나타났다. 항공우주공학 관련 학과에 재학 중인 여학생은 총 1321명 중 219명으로 16.58%를 차지했다.

정부출연연구소에 근무하는 여성 과학기술 인력 역시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2004년 조사에 따르면 여성 재직 비율이 가장 높은 원자력의학원의 경우 21.1%(8명)에 불과했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23명, 5.6%),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13명, 4.1%), 한국원자력연구소(30명, 4.0%),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8명, 3.9%), 한국천문연구원(2명, 3.3%)으로 6% 미만이었다.

이 분야의 대표적 여성단체로는 2000년 창립된 ‘한국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회장 홍성운)가 유일하며, 현재 176명이 회원으로 있다. 한국우주과학회에는 130명의 여성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에너지·원자력 분야의 주요 인물로는 김미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 김은희 서울대 교수, 박금옥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박세문 한국수력원자력 박사, 윤연숙 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센터장, 최경신 미국 퍼듀대학 교수 등이 있다.

김미선 박사는 미생물과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각종 유기성 폐기물 및 물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연구를 진행, 신에너지 개발에 적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최경신 교수 역시 태양에너지를 사용한 효율적인 수소생산 분야를 연구하고 있으며, 미 정부와 퍼듀대 측으로부터 모두 50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 받고 있다.

김은희 교수는 방사선의 인체 영향 평가를 위한 마이크로 도시메트리(microdosimetry, 방사선량 측정) 분야의 국내 기반을 마련했다. 박금옥 이사장은 지난달 원자력의 이해 증진과 원자력문화 정립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원자력산업회의에서 주관하는 제13회 한국원자력기술상 대상(국무총리상)을 수상했고, 박세문 박사는 원자력계 여성들의 국제 조직인 세계여성원자력전문인회 집행위원이며 방사성폐기물 처리·처분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윤연숙 센터장은 방사선 치료 증진제 개발, 방사선 치료 유발 섬유증 억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2003년 세계적 과학자인명사전 ‘마르퀴스 후스 후(Marquis Who's Who)’에 등재된 바 있다.

항공우주 분야에선 김현진 서울대 기계항공학부 교수, 서은숙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 등을 꼽을 수 있다.

김현진 교수는 2004년 29세의 나이로 서울대 최연소 교수 임용 기록을 세웠으며, 현재 ‘무인비행연구실’을 맡아 무인 항공 분야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서은숙 교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원하고 3개국 총 50여 명이 참여하는 거대 프로젝트의 총지휘자다. ‘크림(CREAM)’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나사 10대 과제 중 하나로, 남극에 초대형 풍선을 띄워 우주입자를 관측하고 있다.

홍성운 한국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 회장은 “이들 분야는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에너지위기, 식량위기, 환경문제를 해결할 열쇠를 쥔 학문”이라며 “치밀하고 섬세한 분야가 많기 때문에 여성들이 활약하고 기여할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원자력·항공우주 분야 개척자는

원자력 분야의 경우 미미하지만 여성들의 활동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단체 설립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항공우주 분야에선 아직도 여성 과학자의 배출이 더딘 실정이다.

홍성운 원자력연구소 이사는 2000년 한국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 설립을 주도했으며, 현 회장으로 국내외 원자력 여성 전문가들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사회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는 원자력병원 최초 여성 부원장을 지낸 바 있고, 대한핵의학회 회장, 과학기술부 원자력이용기술개발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세계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며, 2004년 대통령표창과 과학기술부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원자력 분야 최초 여성해외유치과학자인 민병주 한국원자력연구소 연수원장은 연구소 설립 이래 최초 관리자급 여성 간부로 기록되며, 한국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와 아시아여성원자력전문기구 설립에도 기여했다. 지난해 9월 제30차 세계원자력협회 연차대회에서 여성원자력 전문 인력 양성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인으로 첫 공로상을 수상했다. 주 연구 분야는 중수로용 순환우라늄 핵연료 기술개발 가운데 노심해석 부분으로 특허출원, 프로그램 등록 및 국내외에 150여 편의 연구논문, 보고서 등이 있다.

첫 여성 원자력박사는 2001년 한국과학기술원을 졸업한 이영일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박사로, 환경 친화적인 원자력 발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임효숙 위성운영센터 원격탐사그룹장은 항공우주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첫 여성 보직자이다. 그는 다목적 실용 위성인 아리랑 인공위성이 촬영한 영상자료를 해양연구 등 관련 연구에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고 구축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2000년 3월 다목적 실용 위성 아리랑1호 개발과 발사 성공에 기여해 과학기술부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여성과학자 칼럼] ‘여성’보다 ‘프로’에 집착하라

자동차 산업의 구성원이 대부분 남성들로 이뤄진 점으로 미뤄 내가 그렇게 흔하지 않은 직업을 선택한 것은 사실이나, ‘여성 과학자이기에 일이 어려웠다’거나 ‘할 수 없는 일이 있었다’고는 돌이켜 보건데 거의 없었다. 약간의 두려움은 있었지만 그것이 걸림돌이 돼 생활에 장애를 받았던 기억은 없다. 공학을 선택한 것도, 자동차를 연구하겠다고 결정한 것도 나 자신이었기 때문에 내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고, 그것은 노력이라는 방법만으로 지켜나가야 했다.

후배 공학인뿐 아니라 공학을 인생의 동반자로 여기고 살아가고 싶다면, 아니 어떤 분야든 전문인으로 살아가고 싶다면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소수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이 어려움이나 갈등을 수반하겠지만 여성이란 인식보다 공학인이란 전문인의 프로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것. 여성이기 때문에 유리할 수도 있고 불리해질 수도 있다. 이는 남성도 마찬가지고, 어느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양면성이다. 공학인이 되기 위해, 전문인이 되기 위해 정진한다면 인식하지도 못한 어느 순간 인정받게 된다.

공학은 그리고 과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노력의 결과는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그래서 과학을 그리고 공학을 사랑한다. 절대 그들은 진실을 왜곡하지 않고 그 결과를 돌려준다는 것, 그것이 우리 이공학도들의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약 3년 전부터 여성 과학기술인들의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활동하고 있다. 나의 멘티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해 줘야 할지,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지 항상 고민하게 된다. 학생들의 다양한 고민과 그들의 미래를 향한 노력들이 나로 하여금 멘토링을 소홀히 하거나, 그만둘 수 없게 만든다. 그들은 내가 예전에 고민했던 그것들을 고민하기도 하고,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질문들로 나의 사고를 키워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동료 및 선후배 여성 과학기술인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누구에게든 서로가 서로의 멘토가 돼야 한다는 것. 여성으로서 이 사회를 위해, 과학기술 분야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미래 원동력으로서 자성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오미혜 / 자동차부품연구원 환경부품연구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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