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미래식품

지난 50년 동안 우리나라의 농업, 식품 분야의 기술 및 산업발전을 살펴보면50년대 초반에는 농수축산물의 일차산업이 주종을 이루었고 이와 함께 제분기술과 통조림 등을 만드는 기술이 발전했기 시작했다. 그리고 60년대에 들어서는 현재 식품기술의 기초가 되는 단위기술이 발전했고, 밀가루, 설탕 등의 산업이 성행했으며, 이 시기부터 산업화·대량생산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70년대에는 제과, 제빵, 제면 기술과 함께 식품소재생산기술이 발전했으며 80년대에는 자동화 기술과 압출기술이 이용됐고, 90년대부터는 다양한 기술의 급격한 발전을 통해 식품 및 농업기술도 급격히 발전했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가공식품이 활황을 이루고 생산성이나 안전성, 고품질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나라에서는 미래의 기술을 예측하는 데 열심이다. 과학기술부의 주관으로 2003∼2004년에 실시한 과학기술예측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유망한 식품기술로는 세포를 이용한 생리활성물질 생산, 개개인에 알맞은 개인맞춤형 식품, 유전자기술을 이용한 질병치료 및 예방 농작물, 품질 안전성 확보 기술, 심해생물 이용기술 개발 등을 꼽았다. 그리고 이러한 가공기술을 통해 개발된 안전·기능형·치료용 식품 등이 주도할 것으로 예측했다.

즉, 안전·기능형·치료용 식품에 초점을 맞춘 조리시설이 전혀 필요 없는 초간편 즉석식품과 개인정보를 통해 개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식품, 대체 캡슐형 제품, 노화억제 식품, 스트레스 해소용 식품, 우주식품 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미래 유망 식품기술과는 별도로 식품소비의 패턴 변화도 예측된다. 한 시장조사 전문기관(Datamonitor)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분석한 결과 소비자가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소비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90%의 소비자가 식품 선택에 있어 건강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천연식품과 유기농식품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비즈니스 인사이트(Reuters Business Insight)는 향후 5년간 식품분야에서 신제품 개발을 이끌 시장 성장 동인으로 ①새로운 포장 및 소재 기술의 발전 ②글로벌 미디어를 통한 지식의 증가와 생활 패턴의 변화 ③제품에 대한 정보 접근 용이성으로 소비자 욕구의 다변화 ④유기농, 건강, 유전자변형(GMO)이슈 ⑤새로운 카테고리 도입에 의한 시장 확장 등을 들었다.

결국 세계적인 식품 전문기관들은 우리가 먹게 될 미래식품은 안전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며, 기능성을 갖춘 ‘우주식품’과 같은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하루 필요한 열량 및 영양성분만을 한 번에 제공해주는 캡슐 형태의 식품, 몸 상태 및 연령에 따라 주문만 하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식품, 바쁜 일상 속에 용기를 개봉만 하면 음식이 데워지고 요리가 되는 식품, 농약·미생물 등에 오염되지 않은 안전성 100% 식품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음식을 섭취하면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오감의 즐거움’을 생각하면 ‘건강과 기능’을 강조한 미래식품의 등장 예고에 씁쓸한 기분도 함께 드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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