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직원에 베푸는 리더십 필요”

“일이 재미있어서 일만 생각하며 여기까지 왔지만 이 자리에 오르고 보니 후배들에 대한 책임감도 느낀다.”

76년 상업은행(현 우리은행)에 입사한 지 꼭 30년을 채운 김경자(53) 우리은행 강서본부장은 1월 우리은행 내 여성으로는 최고위직(준임원급)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우리은행 전국 47개 지점 중 여성 본부장은 그가 처음이다.

작년 한 해 압구정역 지점장으로 재직하면서 4500억 원의 지점 매출을 8500억 원으로 끌어올려 주위를 놀라게 한 김 본부장은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 정을 나누는 것이 바로 영업”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는 ‘섬김형 리더’다. 실제로 그는 고객에게 보내는 선물 하나도 직접 구입하는 등의 세심함으로 30년지기 고객들을 유지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은행 내에서 ‘욕심 많은 사람’으로 불린다. 이에 대해 그는 “여성이 일에 몰두하면 그렇게 말하더라”며 “그러나 승부욕도 능력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은행 내 여성 지점장이 99년 4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4명에 이르고, 급여 및 업무차별이 사라지는 등 여성들의 업무환경은 더없이 좋아졌다”며 후배들이 스스로 “글로벌 인재로서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체크할 것”을 강조했다. 그 자신도 승진시험에 빠지지 않고 도전하는 것 외에 퇴근 후 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밟는 등 노력을 계속해왔다.

김 본부장은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은 자신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야 주목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자기계발을 더 열심히 해야 하고 동료들에게 흔쾌히 자신의 시간을 베푸는 등 노력으로 조직을 친화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올 한 해 강서본부 산하 22개 지점을 돌아다니며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직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

“지금까지 고객을 섬기는 것이 나의 일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직원을 섬기는 것이 내 일”이라는 그는 “나의 열정이 직원들에게 전달되고, 직원들의 열정이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돼 강서본부 전체가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것이 1차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자신있게 말한다. 올 연말 지역 내 1위의 은행이 되어있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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