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식품 알레르기

복숭아밭 근처에만 가도 피부가 가렵고 입술이 부어오르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식품의 원료 중 난류, 우유, 메밀, 땅콩, 대두, 밀, 고등어, 게, 돼지고기, 복숭아, 토마토 등 11종은 우리 한국인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식품들이다. 대부분의 사람에겐 맛있는 음식이지만, 각각의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 환자들에게는 괴롭고 치명적인 음식이 될 수도 있다.
국내 식품위생법에서는 2004년부터 이러한 식품을 원료로 사용할 경우, 식품의 포장지 원재료명 표시란에 사용량에 관계없이 사용한 모든 원재료를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식품 알레르기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특정 음식물을 해로운 물질로 오인해 과민하게 반응하는 증상이다. 주요 원인은 크게 알레르기성 체질의 유전, 고영양, 단백질 식품의 과식에 의한 소화불량이라는 3가지 요인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 경제 발달에 따른 식생활의 변화로 고에너지, 고단백, 고지방식 식생활이 체질의 변화를 가져왔다. 영양상태가 좋아지면 저항력은 강해지지만 면역적으로 과민 반응을 일으키기 쉬운 상태 즉 알레르기에 걸리기 쉬운 체질이 되는 것이다. 음식 외에도 곰팡이, 진드기, 꽃가루, 오염된 환경 등 알레르기원에 노출되면 그 상태는 가중된다.
식품 알레르기는 영유아에게 많지만 2∼3년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기도 한다.
특정한 음식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음식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한 사람이 동시에 두세 가지 식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두드러기, 구토, 복통, 혈관부종 등이다.
식품 알레르기는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를 나타내는 식품이 다르므로 알레르기 원인이 되는 식품을 찾아야 한다. 일반적인 방법은 가족력을 확인하고, 자신의 건강상태를 주로 먹는 음식과 관련하여 분석해 보는 것이다. 병·의원에서는 피부반응 검사라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식품 알레르기 진단 측정용 칩이 개발되어 상용화가 진행 중이라 한다.
식품 알레르기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알레르기 원인이 되는 식품을 먹지 않는 것이다. 의약품을 사용하는 방법은 반응을 약하게 하거나 증상을 순간적으로 가라앉힐 뿐이다. 식품 중에도 항알레르기 활성이 기대되는 불포화지방산인 α-리놀렌산, 등푸른 생선에 많은 DHA, EPA와 토코페롤, 녹차의 좋은 성분은 알레르기 억제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중독이나 과민성 장증후군, 소화효소 결핍 등을 알레르기와 혼동해 해당 음식을 피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검사를 해보면 실제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은 10명 중 1명도 되지 않는다.
새집증후군, 아토피, 친환경 농산물 등 최근의 주요 논제들은 알레르기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심각성을 잘 알려준다. 개인의 차이가 심한 식품 알레르기가 의심될 경우에는 알레르기 원인 음식에 대한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근거 없는 편식을 막고 균형 잡힌 식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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