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유기산이 좋은 이유

유산균에 의해 배추가 발효되는 사이 생성되는 유기산과 젖산으로 인해 산미가 발생하는 것을 김치가 ‘시었다’라고 한다. 신맛이 더해감에 따라 대부분의 유산균이 사멸되며 효모나 곰팡이가 증식하면서 변패가 되면 김치가 ‘쉬었다’라고 할 수 있다.
각종 식품에서 나는 신맛은 대부분 유기산 때문이다. 유기산이란 산성을 띠는 유기화합물의 총칭으로, 김치의 신맛을 내는 젖산, 과일의 신맛을 내는 사과산, 구연산 등이 있다. 식초, 레몬, 매실, 오미자, 김치 등은 신맛을 갖는 대표적 식품이다.
신맛은 수소이온의 맛이라고 할 수 있다. 신맛을 내는 것은 화학적으로 산인데, 산의 염류가 물에 녹아서 수소이온으로 변하게 되면 신맛을 낸다. 이 신맛은 혀의 바깥 주변부에서 가장 강하게 느낀다.
또한 유기산은 유해균에 대해 살균 효과를 갖고 장내에서도 유익한 장내 세균 특히 유산균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세균 밸런스를 맞춰주는 기능을 한다. 김치와 요구르트 제품은 유산균에 의해 발효가 되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유기산이 아주 풍부하다. 유산균 발효식품을 많이 먹는 것이 좋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음식물을 오래 방치하면 부패하여 신맛을 내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먹고 설사, 복통, 구토 등 식중독을 경험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맛이 생긴 것은 위험하다. 그러나 식품에 산미료를 사용하여 신맛을 낸 것은 빵의 발효효과, 영양상의 효과, 보존료의 상승효과, 향료와 유지류의 산화방지, 식품의 풍미부여, 갈변의 방지 등 역할을 하게 한다.
산미료는 모두가 사용 기준이 없으며 어떠한 식품에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수소이온이 많아지면 산성을 띠게 되어 미생물 및 병원성균의 활동이 정지되고 식품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
신맛은 4가지 맛(단맛, 짠맛, 쓴맛, 신맛) 중에서 건강과 가장 직결되어 있다. 한의학에서는 안으로 기운을 거둬들이는 성질을 갖는 맛이라고 표현한다. 신맛은 입안에 침을 돌게 하며 식욕을 돋우게 하고 늘어진 몸을 팽팽하게 해준다. 임신부가 신맛을 유별나게 먹고 싶어하는 이유가 신맛이 기운을 안으로 끌어들여서 무언가를 생성시키는 봄의 잉태 기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신맛은 소화효소를 촉진시켜 음식을 많이 먹어도 소화가 잘 되게 한다. 한국 사람이 밥상에 김치가 없으면 밥을 잘 먹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다. 패밀리레스토랑에 가서 음식을 주문해도 김치가 꼭 나온다.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 별미로 즐기는 동치미의 새콤한 신맛도 입맛을 돋워준다.
더불어 요새 건강웰빙 식품으로 식초음료가 유행하고 있다. 감식초, 포도식초, 사과식초 등 건강음료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으며 소비량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식초 음료의 소비가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의 건강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섭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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