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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사는 사람들은 신바람이 났고 못사는 사람들은 피눈물 흘리는 사회!

IMF 체제가 우리들에게 준 독약이다. 12월 3일부터 6개월 동안 중산층이 와르르 무너지면

서 우리 사회는 극소수 부유층과 대다수 빈곤층으로 이루어진 기형적인 모습으로 바뀌고 있

다.

금융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4년 부유층이 1백만원을 벌었다면 중산층

은 75만원 그리고 빈곤층은 31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그런데 올해에는 부유층이 1백만원을

벌게 될 때 중산층은 68만원, 빈곤층은 28만원밖에 건지지 못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내년에도 계속되어 빈부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 같다.

그 원인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중산층과 빈곤층은 실직과 감봉으로 인해 소득이 줄고 있는

데다가 내집마련을 위해 은행빚까지 있는 경우에는 이자 갚고 나면 남는 돈이 별로 없을 정

도이다. 반면에 부유층은 살판났다. 그동안 빚이 없어 금융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데다가 오히

려 여유자금을 고금리로 불려 나가면서 소득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이 앞으로 몇 년 동안 계속된다면 ‘빈익빈 부익부’ 현상 때문에 계층간

갈등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어느 사회든 중산층이 폭넓게 퍼져 있어야 그 사회가 안정되는 법이다. 사회의 허리역할을

하는 중산층은 사회구조의 급격한 변화를 막고, 내부적·외부적 충격을 줄여주는 완충역할

을 한다. 따라서 중산층이 무너져 내리면 사회는 불평불만으로 가득차고 각종 범죄가 만연

하게 된다.

아울러 점점 벌어지고 있는 소득격차는 현재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에게도 악역향을 미

치게 된다. 아버지 재력에 따라 교육받을 기회, 정보얻을 기회, 성공할 기회가 달리 주어지

고 이 때문에 사회적 신분까지 고착화 할 수 있다.

결국 선진국과 달리 남미나 동남아시아 나라들이 불안정한 것도 바로 이러한 빈부격차 때

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중산층과 빈곤층이 IMF 고통으로부터 자기네들만 바가지를 뒤집어

썼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열받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정부에서는 이 점을 각별히 유

의해서 사회보장제도나 조세제도를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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