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수입 농산물의 안전

지금 나라 전체가 중국산 수입 농산물에 대한 유해성 논란으로 매우 떠들썩하다. 문제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논쟁이라기보다는 즉흥적이고 분위기에만 편승하는 논란으로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무엇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대책이 더 필요할 때이다.
사실 유해 중국산 수입 농산물은 그것이 중국산이기 때문에 유해한 것은 아니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의 농업 경쟁력 약화와 그에 따른 대처능력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농업 경쟁력에 대해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그에 대한 대책도 나왔지만 모두가 하루하루 땜질식 대책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경쟁력을 키우지 못했다. 따라서 국내 농산물의 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졌고 그 결과 수입 농산물이 국내에 홍수를 이루게 되면서 우리 식탁에서 국산 농산물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수입 식품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 와중에 가장 지리적으로 가깝고 토양과 식문화가 비슷하여 경쟁력이 가장 강한 중국의 농산물이 저급 농산물의 대명사가 된 것뿐이다. 중국산 농산물도 상·중·하급이 있다. 일본도 중국산 농산물을 많이 수입하지만 일본에서는 상급을, 한국에서는 중·하급의 중국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우리 스스로가 먹을거리를 제값에 섭취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수입업자가 고의적으로 높은 이득을 취하기 위해 ‘유해식품’을 수입하는 것이 문제다. 그러므로 안전한 식품을 지금보다 높은 가격에 구입하고 검역 과정에서 철저히 관리하여 유해한 식품의 수입을 막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검역만으로는 홍수처럼 밀려오는 수입 농산물의 안전성을 완벽히 확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또 하나의 고민이 있다.
가장 좋은 답안은 무엇보다 지금이라도 우리의 농업 경쟁력을 키우고, 식량안보의 전략품목이 아니고 경쟁력이 없는 농산물은 철저한 해외시장 조사를 통해 값싸고 품질이 우수한 것을 수입하는 것이다. 수입 농산물의 적절한 소비는 우리나라에서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한편으로는 실제 수입되는 중국산 농산물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농산물의 가격 조절을 하고 다양한 품종의 농산물을 섭취하게 하는 등의 장점도 있다.
이제는 정부와 국민이 식품안전 문제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현재의 실책을 인정하고 감정에 앞선 미봉책이 아닌 국가 식량안보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 전체적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이다.
따라서 정부는 확실한 식품정책을 수립하고 국민은 식품 당국의 국가적 전략에 맞추어 우리 먹을거리에 관한 정책을 구체적 계획에 따라 꾸준히 추진할 수 있게 도와주고, 감시하는 체계 구축이 필요한 때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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