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지적 예산 편성을 위한 TF팀 구성

국회 예산결산위(위원장 강봉균) 내에 ‘성인지적 예산 편성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기로 합의한 것은 일대 사건으로 불릴 만하다. 성인지 예산은 공공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전 과정에 남녀의 우선 순위와 요구를 체계적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예산이 중립적이란 가정에서 벗어나 공공지출이 보다 성 균등한 방식으로 지출되도록 계획, 집행, 모니터링 및 평가하는 것이다. 즉 정부의 예산이 남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각각의 요구에 대응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여성계에서 국가 예산 정책에 성인지적 시각을 반영해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된 것은 90년대 후반부터. 2001년 여성가족부(옛 여성부)가 출범한 뒤 정부 예산에 성인지적 시각을 반영해야 한다는 논의는 급진전됐으나 예산 담당자들의 이해부족 등으로 현실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4년 6월 17대 국회가 개원한 뒤 당을 초월해 이계경, 조배숙, 이경숙, 진수희, 심상정 등 여성 의원들은 줄기차게 성인지적 예산안 실현을 촉구해왔다. 이계경 의원은 지난 4월 상임위를 예산결산위로 옮겨 성인지적 예산 편성을 위한 TF팀 구성과 정부 예산안을 최종 심의하는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위원회에 여성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인지적 예산 편성을 위한 TF팀 구성 합의는 그 노력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신경아 상지대 여성학 강사는 “여성은 생물학적이든 사회적이든 삶의 조건에서 남성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이제는 여성이 지닌 ‘차이’에 대해 인식하고 인정하며 이를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해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성인지적 예산 편성을 위한 TF팀은 2006년 예산안에 대한 성인지적 검토의견제출, 국가재정법안의 성인지적 검토의견제출, 성인지 예산의 편성을 위한 정부대책 촉구, 성인지예산조치 관련 연구용역발주, 성인지예산과 관련한 전문가 자문단 구성 등의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남녀 국회의원 84명으로 구성된 양성평등포럼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도 여성가족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여성관련 사업의 예산안 규모는 9187억 원 규모로 지난해에 비해 33.9%
(2330억 원)가 늘었다. 이 같은 예산안 규모는 2006년도 일반회계 예산안 145조7029억 원의 0.63%, 특별회계 57조3997억 원을 포함한 203조1026억 원의 0.45%에 불과하다.
해외에서는 호주가 가장 앞서 성인지 예산을 도입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60여 나라가 성인지 예산 조치들을 진행하고 있다. 호주는 84년부터 해마다 여성예산보고서를 발행해 의회에 제출하고 있으며 2003년부터는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이 성인지예산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프랑스는 2000년부터 정부가 예산안을 제출할 때 성별분석보고서를 부록으로 제출하고 있다.
유엔의 여성발전기금(UNIFEM)은 전 세계적으로 성인지 예산의 추진을 주도하고 있다.

성인지예산이란?
예산이 남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각각의 요구에 대응하는지를 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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