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복원으로 온실효과·대기오염 줄 듯

D-5 청계천 새물 맞이, 9월 26일 오후 6시쯤 월곡동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들어오는 길에 청계천이 궁금하여 마장동쪽으로 해서 청계천을 따라 운전을 했다. 신호대기하는 잠깐 동안 차에서 내려 청계천의 공사 마무리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얼른 내려다보고 물이 얕게 흐르고 있는 것도 훔쳐보았다. 사람들은 막아놓은 쪽문을 살짝 비틀어 열고 계단을 따라 수변으로 내려가기도 한다.
동아닷컴 기자가 9월 초에 청계천 복구 전 구간을 탐사하여 소개한 글을 보면 하천 바닥에는 피라미들이 떼지어 헤엄을 치고 광통교 부근 물길 옆 산책로에는 좀작살나무가 열매를 맺고 청계 5가 평화시장 앞 나래교에는 부처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하천변에는 이미 물에 잠겨도 죽지 않는 갯버들, 갈대, 노랑꽃창포, 달뿌리풀, 물억새 등 수생식물이 자리를 잡고 있고 산책로와 도로 사이의 벽면에는 인동, 담쟁이, 능수버들, 털부채꽃 등이 자라 운치를 더한다. 이미 점심시간에는 주위 직장인들이 식사 후에 산책을 하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음도 전한다.
하천 쪽에 붙은 인도에서는 물을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많이 보이는데 호기심과 기대와 즐거움이 있는 것 같은 약간 들뜬 분위기가 감지된다. 아마도 나의 기분이 그래서 그렇게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서울 도심에서 하천을 갖다니! 일본에 가면 도심하천이 많아서 안정감과 품위를 더해주는 것 같아 늘 비교가 되었는데 우리 청계로도 하천 복개 44년 만에 다시 맑은 물이 흐르는 청계천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낸다. 고가도로를 걷어냈을 때 도심이 환해지는 그 좋은 기분에 더한 환경적 선물이다.
물은 잠실대교 부근 자양취수장에서 끌어올리는 9만8000톤의 한강 물(2급수)과 지하철에서 나오는 지하수(1급수) 2만2000톤을 인공적으로 흘려보내는데 앞으로 청계천 연결 하천을 복원하여 물을 합수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미 중랑천, 성북천, 정릉천은 복원이 되었고 청계천 상류인 중학동천과 백운동천은 현재 세종문화회관 옆으로 복개되어 있어 복원이 쉽지는 않지만 장기적인 복원 계획을 강구하고 있다.
여의도 63빌딩 꼭대기 층은 아래층 온도보다 2도가 낮다. 그런데 청계천이 본격적으로 흐르면 이 지역 주변 500m까지는 온도 저감효과가 있는데 청계천 중심부에는 3.6도가 낮다는 통계이다.
하천이 있음으로 해서 물소리를 듣고 곤충을 보고 심성이 맑아지고 하는 데 대한 기대는 당연한 것이고 온도가 내려가고 미세먼지와 휘발성유기화합물질 등 대기오염물질이 감소하는 환경 개선 효과도 얻는 것이다.
34개의 복개하천을 자연하천으로 되살리는 운동에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고 맑은 하천 유지를 위해 세제 사용량 감소 등 집안에서 물 오염을 줄일 수 있는 생활수칙을 정해 가족이 함께 실천하는 수질관리의 중요성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알 필요가 있는 것이다. 청계천을 깨끗이 이용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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