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도우며 ‘세계는 하나’ 실감
서로 도우며 ‘세계는 하나’ 실감
  • 손효경 / 자유기고가
  • 승인 2005.09.02 11:27
  • 수정 2005-09-02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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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만에 이웃사촌 되는 양티브 캠핑장
프로방스의 중심 도시 엑상 프로방스에 도착하니 비가 죽죽 쏟아진다. 비가 오는 캠핑장은 썰렁하다. 아침에 일어나니 비는 계속 내리고 옆 텐트들도 텐트를 걷기에 바쁘다. 비가 내린 김에 동네 현금 인출기에 가서 현금을 찾기로 했다. 그런데 50유로를 한 번 인출한 현금 카드가 두 번째부터는 작동이 안 된다. 오기 전날 외환은행에서 철썩 같이 확인한 국제 현금 인출 카드인데 말이다.
바르셀로나에서 강도당할 때보다 더 황당하다. 앞으로 일정이 반 이상이 남았는데 이를 어찌할꼬!!
주변 가까운 큰 도시 칸 은행에 가서 이 일을 해결해야지 하는 생각에 프로방스는 구경도 못하고 칸으로 향했다. 급한 마음에 칸 해변에서 가장 큰 카지노(돈 빼는 사람에게 가장 협조적인 곳이리라는 기대감에서?) 입구 인출기에 카드를 넣어봐도 감감 무소식. 물에 빠진 사람 짚이라도 잡는 심정에서 혹시나 만약을 대비한 다른 은행 신용카드를 넣어 보았다. 그런데 이 카드가 현금 인출이 되는 것이었다. 하나님 고맙습니다.
칸에서 니스 가는 중간 앙티브란 마을의 캠핑장에 텐트를 치니 옆의 독일인 부부가 반긴다. 유럽의 캠핑장은 중장년, 노년층이 대다수다. 은퇴했거나 휴가를 즐기는 가족이 주로 찾는 곳이 캠핑장이기 때문에 캠핑장 대부분은 안전하기도 하고 인터넷 사용, 코인란드리(빨래방), 수영장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샤워실과 화장실, 식기 세척실 등은 공동으로 사용하는데 텐트장과 비교적 가깝게 있고 시설이 잘 돼 있어 편리하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 스위스는 유럽 여러 나라 중 캠핑장 시설이 좋기로 유명하다.
캠핑장에서는 이틀만 묵어도 바로 이웃 사촌이 되는데 “어디서 왔냐, 어디 어디 여행했냐, 이곳 주위에는 어디를 가야 좋으냐, 언제 우리나라도 와봐라” 등 끊임없이 이야기가 오간다. 이곳 캠핑장에서 옆의 옆 자리에 새로 온 꺽다리 총각이 텐트를 치지 못해 쩔쩔 매는 것을 보더니 이제 텐트 치는데 이골이 난 서문이가 가서 도와준다.
텐트를 치느라 저녁을 놓친 스트라스부르흐에서 왔다는 그 청년에게 프라이드 치킨을 나눠줬더니 받는 이도 좋아하고 나눠주는 우리는 더욱 즐겁다. 옆 텐트 독일 부부는 우리에게 캠핑도구를 빌려주고, 우리는 또 다른 사람을 돕고 ‘세계는 하나다’라는 말이 절로 실감 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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