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생일을 보낸 며칠 후 큰딸애가 내게 반세기를 산 느낌이 어떠냐고 물었을 때 애써 태연하려 했던 나를 생각해 본다.
학교 교육을 마친 후 20여 년간 줄곧 같은 분야에서 일을 하면서 나름대로 전문가로서 맡은 바를 게을리 하지 않으려 했고, 가족의 일원으로는 열심히 봉사하려고 노력했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한 방향으로 도망가는 여러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고 허둥대고 있는 것 같은 그림이 자꾸 떠오른다. 마찬가지로 과학자로서 후배에게 남기고 싶은 글을 부탁 받거나 수상 소감을 말하라고 하면 더욱 긴장하게 된다.
나는 대학을 졸업한 후 줄곧 미생물과 같이 살아왔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석유화합물질을 분해하는 곰팡이나 식품의 맛과 풍미를 증가시키는 세균을 어떻게 키우면 잘 자라고, 어떠한 조건에서 우리가 원하는 물질을 많이 얻을 수 있는가 하는 연구를 했다.
내가 요즘 관심을 갖는 것은 에너지를 만드는 미생물로, 최근 10여 년간 수소가스와 같은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미생물을 어떻게 잘 키울 것인가를 연구하고 있다.
몇 년 전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서해에서 수소를 만드는 미생물을 분리해냈다. 태초부터 지구에서 살아온 이 미생물이 더욱 많은 양의 수소를 만들어내도록 유전자도 변형시키고 온도, 영양, 빛 등을 조절하여 기른다. 이러한 세균들은 참 예쁘게도 빛을 받고 자라면서 빨간색이나 녹색을 나타내면서 또 수소가스도 펑펑 쏟아낸다. 요사이 석유를 대신할 친환경적인 에너지에 대한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며 살고 있는데, 수소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깨끗한 에너지이다. 수소는 바이오, 웰빙, 에코, 그린과 같은 용어가 말해주듯이 생활의 가장 좋은 조건을 자연에서 찾으려는 현대인의 요구와 맞아떨어진다.
생활의 편리함과 생산성을 위주로 발전해 온 산업사회에서 과학과 산업의 발전은 어떤 의미에서 자연보호나 복원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 생태계의 보전 및 유지는 지구에 살고 있는 한 모든 사람이, 특히 과학자가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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