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동자 운동’ 토론…여성단체 “업주들이 동원”

성매매 여성들이 노동자로 인정해 줄 것을 촉구한 가운데 지난 6월 30일 ‘성노동자운동, 가능한가?’란 토론회가 마련되자 ‘노동자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성노동자는 인간이며 엄연한 노동자” “성매매특별법이 집결지 여성들을 범죄자, 피해자로 규정하고 있다”는 성노동자운동 측 주장에 대해 “성노동자운동 집회는 일명 포주라 불리는 업주들에 의해 동원된 여성들의 이벤트”란 비난 여론이 만만치 않다.
조영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총장은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집회(‘성노동자의 날’ 행사)가 성매매 여성들의 자율로 마련됐다는 발상부터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성매매특별법으로 궁지에 몰린 업주, 즉 포주들이 집결지 여성들을 동원한 것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성적 착취를 당하는 여성들 스스로 ‘노동자’로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 되냐?”며 “언론이 이날 행사를 ‘한국에서의 성노동운동 시작’ 등으로 보도한 것은 성매매에 대한 이슈를 만든 업주들 장난에 놀아난 꼴”이라고 일갈했다.
김현선 새움터 대표는 “집회에 참가한 여성들이 ‘정직한 업주’라 표현했다는데 그렇다면 여성들의 인권과 성적 착취를 하고 있는 이들이 누구란 말인가”라며 “생계만을 위해 십수 년 동안 포주 밑에서 일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성매매 집결지 여성들과 일각의 ‘성 노동자’주장에 대해 “거론할 가치조차 없다”고 답변을 일축했다.
‘용감한 여성들, 늑대를 타고 달리는’의 저자 원미혜씨는 “성매매 문제는 법으로 쉽게 근절될 것도, ‘노동’으로 인정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며 “과정은 어찌됐든 성매매 종사 여성들이 광장으로 나와 사회 문제를 제기하고, 용어와 개념을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은 주요하다”고 했다.
그는 “노동자로 인정해야 한다, 안 된다 등 이분법적 문제로 지식인들끼리 다툴 것이 아니라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여성들의 정확한 실태 조사나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며 “여성주의자들도 ‘성노동자’ 주장에 불편함만 가질 것이 아니라 제대로 듣고 논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동전문가들은 ‘성노동자’란 용어에 당혹스러워하며 “지금껏 정식으로 연구된 바가 없다. 정식 논의해 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성노동자’ 논란이 ‘공론의 장’으로 넘어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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