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갈 때마다 우리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왜 이렇게 길이 막히지? 차는 너무 많네. 신호가 잘못된 것 같아. 주차장이 어디 있지? 늦었는데 날아가는 자동차가 있었으면 좋겠네…’ 누구나 매일 생각하면서도 그냥 스쳐갈 뿐이다. 그러나 이 생각들을 그저 스쳐 보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연구하고 분석하여 개선하는 사람들이 바로 교통 전문가이고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버스를 탈까, 지하철을 탈까? 이 길로 갈까, 저 길로 갈까?” 하는 것이 막연한 생각에 의한 선택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공학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선택된다는 것에 대단한 흥미를 느껴 교통을 전공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교통을 제대로 공부하면서 교통공학은 순수학문이 아니라 현실에 적용하여 실천하는 분야라는 생각에 연구소나 학교보다는 회사를 선택했고 그래서 찾은 직장이 현재 다니는 청석엔지니어링이다.
회사에서 여성 임원은 나 혼자뿐이며 전국의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여성 임원은 10명도 채 안 된다. 또 건설기술인이 50만 명 정도 되는데 그 중에서 여성은 8% 수준. 이러한 양상은 학교나 연구원에서도 거의 같다. 또한 교통 분야의 경우 10년 이상 전문가로 활동하는 여성은 회사, 학교, 연구원, 정부기관을 모두 합쳐 15명 정도이다.
대학원 졸업 후 처음 교통담당 연구원으로 입사했을 때 어느 일간지의 ‘내일을 사는 여성’이라는 칼럼에 교통 분야의 ‘여성 1호’로 소개된 적이 있었다. 그때 ‘과연 10∼20년 후에도 여성이 하나도 없는 이 교통 분야에서 내가 일을 하고 있을까?’ 하고 스스로 자문했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지금 나는 열심히 같은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성취감·책임감을 갖고, 하고 싶고 또 해야 할 일들이 많으니 앞으로도 바쁠 것 같다.
소수의 계층이 개척을 하면서 일에 종사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여성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과 불리한 점도 있지만 여성만의 강점, 즉 남성보다 꼼꼼해 실수가 적고, 대충 대충하는 게 없으며, 일의 결과가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하면 좋을 듯하다. 다행히 지금은 자의든 타의든 여성의 진출에 대한 시각이 어느 정도 긍정적이며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으므로 여성의 능력을 더욱 깊이 전달해야 한다.
끝으로 여성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소극적인 자세로 주위 환경에 의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실력을 키우고 능력을 개발하여, 제도적 할당에 의한 참여가 아니라 능력을 인정받아 참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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