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보고서 발표

아이티 수도 로프토프랭스에서 발생한 소요 사태 ⓒ로이터 연합뉴스
아이티 수도 로프토프랭스에서 발생한 소요 사태 ⓒ로이터 연합뉴스

중남미 섬나라 아이티를 장악한 조직폭력 세력이 어린이들을 학대하고 통치수단으로 성폭력을 저지르고 있다고 유엔(UN)이 밝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8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이티의 상황을 "부패와 법치 실종, 열악한 통치 구조와 갱단 폭력 증가로 아이티의 국가기관들은 붕괴 직전에 이른 상태"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폭력조직들이 "공포를 퍼뜨리고 주민들을 예속시키고 처벌하기 위해 성폭력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성폭력은 심각한 상태지만 지역사회 낙인, 가해자의 보복 위협 등의 우려 때문에 실제보다 적게 보고되고 있으며 피해자에 대한 의료·심리사회적 서비스 미흡, 사법체계에 대한 신뢰 부족 등으로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아이티에서 폭력사태에 다른 사망자는 1554명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4451명이 숨졌다.

이 중 남성이 3801명, 여성 538명, 어린이가 112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초부터 2월 말 사이에 사망한 686명은 폭력사태와 관계없는 사람들이었다.

국내 피란민도 지난해 12월 기준 31만3900명이 발생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은 보도자료에서 "불안에 대처하는 것은 국민을 보호하고 더 이상의 인간 고통을 예방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며 "폭력조직의 핵심 공격대상인 법적인 통치에 필수적인 기관들을 보호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는 폭력조직이 사실상 나라를 장악한 이달 초 총리직을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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